
[SRT(에스알 타임스) 전지선 기자]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복합 위기 속에서도 전동화와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미래 성장 청사진을 제시했다. 내년부터 다양한 친환경 신차와 차세대 플랫폼을 투입하고, 5년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글로벌 판매 555만대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현대차는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더셰드(The Shed)에서 ‘2025 CEO 인베스터데이(CEO Investor Day)’를 열고 중장기 전략과 재무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인베스터데이에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CEO 사장과 이승조 재경본부장 CFO 부사장,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부사장, 유지한 차량아키텍처&인테그레이션센터장 겸 자율주행개발센터장 전무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417만대로 설정, 2030년에는 555만대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알렸다.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는 올해 100만대 규모에서 2030년 330만대로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생산기지 확장을 통해 2030년까지 약 120만대의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양산에 돌입한 미국 HMGMA는 연간 30만대 규모에서 2028년 50만대 수준으로 늘리고, 인도 푸네공장은 올해 4분기 완공 후 내년부터 본격 가동해 연간 25만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인도 내 생산능력은 기존 약 80만대에서 100만대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내년 1분기 울산 신공장이 완공되며 연간 20만대 전기차를 생산하는 전동화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한다. 해당 공장은 최대 12개 차종 혼류 생산이 가능한 첨단 스마트팩토리로, 자동화·로보틱스·AI 기반 품질검사 등 최신 기술이 집약된다. 이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법인(HMMME)에서 연간 5만대, 기타 해외 거점에서 25만대 이상을 더해 글로벌 전반에서 생산 체력을 크게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픽업트럭, 상용차 등 북미 시장을 공략할 다양한 차종에서의 도전도 계속 이어 간다. 현대차는 2021년 출시한 북미 전용 준중형 픽업트럭 '싼타크루즈'의 성공을 이을 중형 픽업트럭을 2030년 이전까지 현지 시장에 선보이기로 했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자동차 관세와 관련해 "한미 정부가 빠르게 협의를 이뤄 25%에서 15%로 내려오기를 기대한다"며 "재무적으로 본 전망은 25% 예측을 해왔고 지금도 동일한 상황이다.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예측해서는 안 되며 현재 기준으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관세가 25%이고, 영업 마진이 낮춰진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관세가 15%로 내려온다면 가이던스를 좀 더 충족하기 쉬울 것으로 생각한다. 한미 정부가 빠르게 협의를 이뤄 올해와 내년을 위해 계획할 수 있는 그림을 보여주면 좋겠다. 관세가 15%가 되더라도 굉장히 감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월 한미 정부는 관세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율을 15%로 낮추고 자동차 관세도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지만 후속 조치를 위한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가격 정책과 관련해 관세 전후 계속 인상해 왔으며 관세 때문에 인상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무뇨스 사장은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하기에 현재까지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은 하지 않았다. 포지션이 명확하다. 비용은 비용이고 매출은 매출"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 공용화와 공장 활용도 제고, 기술 공용화 등으로 줄일 수 있다. 매출을 더 늘릴 기회를 잘 포착해야 한다"며 "다른 경쟁사도 하고 있다. 경쟁사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개월간 시장과 고객을 모니터링했고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차량을 출시해 전달했다"며 "더 경쟁력 있는 리스나 APR 등으로 판매 금융도 개선했다. 경쟁사 전략은 모르지만, 모니터링은 늘 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