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멤버십 생태계 확장…하반기 유통·모빌리티 전략 본격화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네이버가 ‘사용자 단골력’ 강화를 내세우며 유통·모빌리티 분야에서 파트너십 확대에 나선다. 컬리와 손잡고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을 강화한 데 이어,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와도 협업을 공식화하며 생활밀착형 서비스 전반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9일 네이버는 서울 종로 네이버스퀘어에서 ‘네이버 커머스 밋업’을 열고 커머스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넷플릭스와 제휴를 발표하며 콘텐츠 영역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올해는 장보기 영역에서 컬리와의 협업을 선택했다.
네이버와 컬리가 최근 선보인 ‘컬리N마트’는 사용자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인기 상품과 컬리의 신선식품을 같은 장바구니에 담아 새벽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 이달 초에는 컬리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이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에 합류하면서, 스마트스토어 상품도 새벽배송 지원이 가능해졌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사업 부문장은 “그동안 부족했던 신선식품 데이터베이스와 새벽배송 영역에서 컬리와의 협업이 보완 효과를 낼 것”이라며 “국내에서 콜드체인과 새벽배송을 소화할 수 있는 기업은 컬리밖에 없다고 판단해 러브콜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새로운 제휴도 공개됐다. 네이버는 3분기 중 글로벌 택시 호출 플랫폼 우버와 협력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우버 원(Uber One)’ 서비스를 연계할 예정이다. 우버 원은 멤버십 회원이 택시를 이용할 때 요금의 최대 10%를 크레딧으로 적립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쿠팡이 물류와 콘텐츠를 앞세워 1강 체제를 굳힌 상황에서, 네이버는 컬리와 우버 같은 파트너십을 통해 차별화된 ‘단골력’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문장은 “보통 쇼핑몰들은 단일 모델을 추구하지만 네이버는 내·외부를 아우르는 ‘얼라이언스 모델’을 지향하기에 이를 ‘단골 모델’이라 부르고 싶다”며 “강한 단골력을 가진 파트너들과 함께 그 힘을 더 키워 네이버 안팎에서 더 많은 단골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정의하는 단골은 유저가 특정 스토어를 구독하거나 알림을 설정했을 때를 의미한다. 한 사용자가 여러 스토어를 동시에 구독할 수 있어 관계 수는 실제 인구수를 웃돌 수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판매자와 고객 간 단골 관계는 약 8억건에 달하며, 내년 말에는 10억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문장은 "우버 협업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이달 말 공개할 예정이지만, 콘텐츠에서는 넷플릭스, 장보기에서는 컬리, 모빌리티에서는 우버로 이어지는 그림을 통해 네이버만의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양사의 협업은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회사가 만나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 이기에 매일 하지만 잘하기 어려운 영역인 장보기의 다양한 니즈 충족이 목표”라며 “유저들에게 어떤 장보기를 보여줄 때 만족할지를 함께 고민해 새로운 장보기를 해보자고 시작한 파트너십”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큐레이션 역량과 안정적인 물류망을 가진 컬리, 폭넓은 사용자 기반과 개인화 기술·마케팅 인프라를 보유한 네이버가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컬리N마트에 대해 단순히 컬리 상품을 네이버에서 파는 서비스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고객은 스마트스토어 인기 상품과 신선식품을 함께 담아 내일 아침 받아볼 수 있고, 판매자는 컬리의 새벽배송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사실 외부 플랫폼 제휴를 고민한 지는 오래됐지만 우리가 잘하지 못하는 영역을 보완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휴한다면 고객에게 실망만 안길 수 있다고 생각해 최적의 파트너를 기다려왔다"며 "네이버라는 4,000만 이용자를 가진 플랫폼과 만나면서 새로운 고객군에 다가갈 수 있게 됐고, 이는 거래액과 매출 성장은 물론, 물류 효율성과 단가 개선으로 이어져 규모의 경제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커머스 기술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고됐다. 네이버는 4분기 중 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고도화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할 예정이다. 네이버플러스스토어 홈 화면 내 개인화 영역을 확대하고, 사용자 맥락과 의도를 분석해 맞춤형 상품과 스토어를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정경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프로덕트 리더는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출시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내부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고 있다"며 "외부에서는 이용자수(MAU)라는 지표에 주목하지만 당사는 고객의 활동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네플스 앱 출시 이후 웹 대비 쇼핑 앱 지표는 ▲콘텐츠 탐색 체류시간 10% 증가 ▲구매전환율 40% 증가 ▲고객당 구매단가 16% 증가 ▲구매 고객 중 멤버십 비중 70%로 상승했다.
정 리더는 "이러한 지표들을 통해 당사는 고객들이 개인화 경험에 대한 니즈가 상당히 높다는 걸 알게됐다"며 “가격뿐 아니라 배송 속도, 리뷰, 멤버십 혜택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천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문 이행, 배송, 고객 응대 같은 판매자 활동을 사용자 추천 과정에 반영하고, 판매자 성장 지표도 새롭게 정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단골 브랜드 스토어는 판매자가 자체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나, 관건은 구매 여정에서 얼마나 시기적절하게 혜택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단골력은 쇼핑 AI 에이전트를 통해 추천을 강화하고, 언제 어떻게 구매해야 하는지 가이드를 주는 방향으로 고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