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종로구 클럽806에서 열린 파두 기자간담회에서 이지효 파두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윤서연 기자
▲27일 서울 종로구 클럽806에서 열린 파두 기자간담회에서 이지효 파두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윤서연 기자

Gen5 컨트롤러 흥행 기반 Gen6 고객 확대 본격화

AI 스토리지 리더십 확보 박차…"기업용 SSD 시장 1위 목표"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문기업 파두(FADU)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본격적인 도약 의지를 밝혔다. AI 서버 수요 확대와 교체 주기 도래라는 호재 속 하반기에는 차세대 Gen6 컨트롤러 개발을 마무리하고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27일 파두는 서울 종로구 클럽806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반기 실적 개선과 향후 비전을 공유했다. 이날 파두는 3세대에 걸친 데이터센터 진화 과정을 소개하며, 이러한 환경 속 메모리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AI 스토리지 선도기업으로서 어떤 성장 전략을 마련했는지를 담은 ‘파두 2.0 비전’을 발표했다.

파두는 2015년 서울대 스토리지 구조 연구실 연구진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첫 제품인 Gen3 SSD 컨트롤러로 글로벌 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으나, 코로나 이후 반도체 업황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추진하던 Gen4 프로젝트가 무산됐다. 당시 파두는 3분기 매출의 97%가 증발하며 사실상 매출이 끊겼고, 이 과정에서 ‘파두 사태’라 불리는 상장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지효 파두 대표는 “2018년 당시 전력효율과 성능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반도체를 만들었지만 알려지지 않은 신생업체에 데이터 저장을 맡기기 어렵다는 이유로 판매에 실패했다”며 “이후 완제품 SSD를 직접 생산하며 고객 확보에 주력했고, 베트남 모듈 공장 설립까지 추진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로 실패를 겪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간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이제는 터널의 끝에 다다랐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여러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리며,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앞으로는 사회와 시장, 주주들에게 실망을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진정한 성과를 보여드릴 때”라며 “AI 데이터센터 시장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업체는 사실상 우리뿐인 만큼 쌓아온 기술력을 통해 우리나라 대표 팹리스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AI 시장 성장 속 올해 최대 매출 달성 기대

금융감독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파두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5배 이상 늘어난 4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 435억원의 99%에 달하는 규모다. 분기별로는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92억원, 237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PCIe Gen5 컨트롤러 시장 개화와 아시아 신규 고객 확보 효과로 분석된다.

영업손실은 여전히 이어졌지만 개선세는 뚜렷하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245억원으로 전년 동기 384억원에서 약 36%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불용재고를 선제적으로 반영하며 재무 부담을 줄였고, 수익성이 높은 컨트롤러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결과다. 이에 따른 상반기 매출총이익은 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배 이상 증가했다.

이지효 대표는 "최근 글로벌 4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 가운데 2곳과 주요 서버 기업 2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며 "Gen5 컨트롤러는 지난해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 내년 중반이면 대부분 고객사에서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매출도 최대치에 가까울 것으로 보이며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하이퍼스케일러 데이터센터용 SSD 컨트롤러를 제대로 내놓을 수 있는 곳은 당사와 마벨뿐”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낸드 업체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직접 만들겠다고 나선 업체들도 있지만 절반 이상은 결국 저희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왼쪽부터)남이현, 이지효 파두 공동대표가 27일 서울 종로구 클럽 806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서연 기자
▲(왼쪽부터)남이현, 이지효 파두 공동대표가 27일 서울 종로구 클럽 806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서연 기자

파두는 올해 사상 최대 매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시장 불황으로 Gen4 컨트롤러의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AI 시장이 성장하며 Gen5 컨트롤러 공급이 본격화된 덕분이다. 이와 함께 AI 자체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고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 SSD를 넘어 차세대 AI 스토리지로 확장하고, 나아가 반도체 개발 과정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AI 팹리스 기업’으로 진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수익성을 위한 가장 좋은 방향은 AI”라며 “반도체 설계는 대부분 코딩 기반인데, 이를 AI로 자동화한다면 설계 효율을 높이고 수익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약 300명의 인력을 운용 중인데 AI를 접목해 추가 인력 충원 없이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이현 파두 공동대표(CTO)는 “현재 4개 정도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 나온 결과는 놀라울 정도”라며 “특히 하드웨어 디자인 부문은 국내에서 젊은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데 AI를 통해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환경도 긍정적이다. 최근 엔비디아 블랙웰 플랫폼을 중심으로 AI 서버 수요가 확대되고, 일반 서버 교체 주기가 도래하며 기업용 SSD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 투자 확대 계획 역시 중장기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파두는 Gen6 컨트롤러 개발이 완료되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를 기점으로 AI 스토리지 리더십을 확보하고, 기업용 SSD 시장에서 독보적 1위 자리에 오른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미국, 중국, 대만, 폴란드 등 글로벌 거점에 영업 및 개발 조직을 확충하며 고객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4대 하이퍼스케일러 모두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세계 6대 낸드플래시 업체 중 절반 이상과 협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지효 대표는 “파두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은 경험으로 첫 매출을 내기까지 7년, 글로벌 시장 진입을 공식화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며 "고객 인증부터 양산까지 경험을 쌓은 업체는 우리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좋은 제품을 한국 반도체 기술력으로 만들었을 때 이를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인정받고, 어떤 방식으로 양산에 성공할 수 있는지 보여준 경험 자체가 가장 자랑스럽다”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시스템 반도체와는 다른 형태의 시스템 반도체를 만들어내고, 더 나아가 한국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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