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네시 멤피스에 있는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 멤피스에 있는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효성중공업

초고압 변압기·HVDC 공장 투자 확대
[SRT(에스알 타임스) 전지선 기자] 효성중공업이 전력기기 시장에서 퀀텀점프를 이어가고 있다. 2분기 역대급 실적과 북미 수출 확대 기대가 맞물리며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을 기록 중이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이후 본격화된 미국 전력망 투자 붐이 순풍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북미향 수출 확대와 정부 주도의 전력망 구축 사업 수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IRA 시행 이후 미국 내 고압변압기 수요가 급증해 효성중공업의 북미 매출 비중 확대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빠르게 확대되는 사업 외연과 더불어 일부 공공 입찰과 관련된 이슈도 함께 부각된 것은 향후 리스크 관리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7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조5,253억원·영업이익 1,642억원으로, 단일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분기 수주액은 2조1,970억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1조5,062억원) 대비 45.8% 증가한 규모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효성중공업 전체 매출 중 북미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23% 수준이지만, 최근에 수주한 신규 계약들 중에서 53%가 북미 시장으로 납품되는 물량"이라며 "향후 북미 고수익 물량의 본격적인 매출 인식에 따라 수익성은 추가 상승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달 1일 미국 대형 발전사와 3,500억원 규모 가스절연개폐기(GIS)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765kV 초고압 변압기, 800kV GIS 등 고사양·대용량 제품 수주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CAPA도 확대 중이다. 창원에서는 GIS 수출 전용 공장을 신축 중이며, 내년 완공 시 연간 3,400억원의 매출 증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기존 대비 2배 규모로 증설 중인 미국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공장도 내년 준공 예정이며, 별도의 북미 내 추가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분기별로 지역별 매출 구성이 달라질 수 있어 하반기 추가 마진 개선에 대한 확신은 다소 이른 시점이나 과거부터 이어진 고마진 수주물량 확대를 감안하면 견조한 수익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효성중공업의 주가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이날 종가 기준 효성중공업은 122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341.08%. 6개월 전 대비 143.34%가 늘었다. 지난달 말 증권가에서는 효성중공업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으며 목표주가를 150만원으로 상향한 바 있다.

이러한 주가 흐름은 단순한 실적 모멘텀을 넘어, 정부 주도 에너지 인프라 투자에서 효성중공업이 핵심 공급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사업은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와 수도권 수요지를 연결하는 초고압 직류 송전망으로, 전압형 HVDC 기술이 핵심 인프라로 작용한다.

효성중공업이 최근 창원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압형 HVDC 변압기 전용 공장 신축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정책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산업부는 해당 공장을 ‘국가 전력망 전략 거점’으로 평가하며, 향후 정부 주도의 수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 효성이 핵심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나온다.

전력 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 해당 기술을 상용화한 국내 기업이 실질적인 공급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며 "HVDC나 GIS처럼 기술 장벽이 높은 분야에서는 품질·납기·운영 이력까지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미 해외 수출 실적을 쌓아온 업체에 추가 수혜가 집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효성중공업의 중공업 부문 수주는 1조원을 넘어섰고, 하반기에는 정부 주도의 송변전 프로젝트 발주가 본격화되며 수주잔고 확대가 기대된다. 여기에 IRA와 같은 해외 정책 효과까지 더해지며, 효성은 국내외 이중의 정책 수혜를 누리는 몇 안 되는 전력기기 기업으로 떠올랐다. 

효성중공업이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이유는, IRA 이후 미국 정부와 민간 전력사들이 노후 전력망 교체와 재생에너지 연계 송전망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서, 고부가 전력기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고압 변압기, 가스절연개폐기(GIS), HVDC(초고압 직류 송전) 분야에서 기술력을 보유한 효성은 미국 내 공급망 공백을 메울 유력한 대체 공급자로 부상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이미 북미향 전력기기 수출을 본격화한 상태로, IRA가 촉발한 인프라 투자 붐이 실적 확대의 핵심 외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2027년까지 북미 전력시장 점유율 1위, 2030년까지 AI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 에너지 정책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떠오른 효성중공업이 최근 공공입찰 제한 통보를 받은 상황은 정책 수혜의 중심에 선 효성중공업이 공공입찰 제한이라는 규제를 동시에 마주하게 되면서, 정책 드라이브와 기업 제재가 교차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한국전력 GIS 입찰 담합 사건과 관련해 한전은 지난 7월 말 효성중공업을 포함한 전력기기 업체들에 대해 6개월간의 공공입찰 참여 제한 조치를 통보했다. 이는 효성의 중장기 수주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효성중공업은 즉각 집행정지 신청과 행정소송에 나서며 반발했고, 현재 법원은 제재 효력을 일시 정지한 상태다. 그러나 향후 본안 판결 결과에 따라 정책 사업 참여에 제한이 가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력 업계 관계자는 "효성중공업은 정부 주도의 송전망 현대화와 미국 IRA 이후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전력기기 산업 내 위상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면서도 "공공입찰 제한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향후 수주 지속성과 평판 관리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2026년 증설 완료 예정인 미국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중심으로 미국 전력기기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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