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철강은 견조…이차전지는 부담
[SRT(에스알 타임스) 전지선 기자] 한동안 냉각 국면에 머물렀던 철강업계에도 서서히 온기가 돌고 있다. 국내 철강사(포스코·현대제철) 자동차·조선 등 전방 산업의 생산이 본격화되며 판매량이 늘고, 원재료 가격 안정과 제품 단가 상승에 힘입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낙관은 이르다. 양사 모두 수익성 회복의 발목을 잡는 내부 리스크를 안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2차전지소재 사업의 적자 확대가, 현대제철은 설비 개보수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각각 '방해꾼'으로 작용하고 있다.
18일 에프엔가이드 등 증권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5% 감소한 18조526억원, 영업이익은 14% 줄어든 6,468억원으로 예상된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철강 판매량은 1분기에 있었던 설비 정비의 영향이 사라지고, 철강 수요가 살아나는 시기와 맞물리며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원재료 안정화 기조 속에 후판 등 판가 상승과 Spread 확대는 철강 부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차전지 부문과 관련해서는 "리튬 가격 하락 여파로 적자 폭은 전분기 대비 확대될 것으로 추정한다"며 "인프라 부문은 포스코인터의 양호한 실적 기조 속에 포스코이앤씨는 코로나 여파로 해외 프로젝트 원가 이슈가 상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리튬 가격과 같은 원재료 사이클에 따른 외생 변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하반기 실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철강 본업에서는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2분기 매출액은 5조9,600억원, 영업이익은 91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6.4% 감소한 수치지만 전분기 적자에서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실적 회복의 초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기룡 연구원은 "당분기 판매량은 판재류 중심의 양호한 시황과 성수기 효과로 6개 분기만에 전년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판재류 중심의 롤마진 확대에도 불구, 4~5월 개보수에 따른 고정비 부담 및 관련 비용이 개선 폭을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실적을 악화시켰던 재고자산평가손실 등 일회성 비용은 이번 분기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원가 부담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승규 하나증권 연구원은 "4월말부터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잠정관세가 부과되면서 3분기 후판 판매 증가 및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며 "동시에 7월 중으로 중국산 및 일본산 열연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결과에 따라 4분기 열연의 판매증가 및 수익성 개선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강 회복 조짐이 보이지만, 업계 불황 등 전반적인 시장 상황으로 뚜렷한 회복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 "개보수 관련해 건축 시장의 부진으로 설비 활용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다소 확대됐다"고 전했다.
또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사들이 본업에서는 점진적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설비 투자 이후의 고정비 부담이나 비철강 사업의 수익성 변동성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라며 "하반기에는 수요 회복세가 얼마나 유지될지, 그리고 원가 구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실적 반등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