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국립천문대 노베야마에 괴한이 침입한 사건을 조사하던 칸스케 형사(현경수)는 10개월 전 총격 피습으로 잃은 왼쪽 눈에 큰 통증을 느끼며 괴로워한다.
그날 밤, 모리 코고로 탐정(이정구)에게 옛 동료 와니 형사가 오랜만에 연락해온다. 나가노현 눈사태 사고의 내막을 조사하고 있던 그는 모리 탐정에게 다급하게 만나줄 것을 부탁한다. 약속 당일, 코난(김선혜)은 모리 탐정을 따라서 와니 형사와의 약속 장소로 가지만, 그곳에서 갑자기 의문의 총성이 울려 퍼지면서 기억과 진실을 둘러싼 추리 활극이 시작된다.

극장판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은 잃었던 기억을 되찾기 시작한 칸스케 형사와 코난, 모리 탐정이 설산에서 펼치는 화이트아웃 미스터리 액션 추리극이다.
이번 극장판은 나가노 3인방인 칸스케·타카아키·유이 형사를 중심인물로 등장시켜 수사물 장르가 주는 특유의 재미를 한껏 끌어올림과 동시에 시리즈의 확장된 세계관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풍림화산, 미궁의 갑옷 무사', '죽음의 저택, 붉은 벽', '키드 vs 공명 표적이 된 입술', '36칸의 완전 범죄' 등 TV판 에피소드에 이어 이번 극장판에서도 이들 3인방의 서스펜스 추리극과 액션 활약이 펼쳐진다.

특히 눈사태 사고 이후 심리적 외상과 육체적 상처로 고통받던 칸스케 형사가 서서히 되살아나는 기억과 마주하면서 심도 있는 미스터리 추리극의 퍼즐이 완성되어 간다. 이와 함께 시리즈의 고정 캐릭터인 '잠자는 명탐정' 모리 코고로가 이번에는 각성한 모습으로 수사의 중심에 선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와니 형사가 발견한 과거 수사 파일에서 출발해 설원에서 펼쳐지는 미스터리를 파헤쳐나가는 추리극은 시리즈 사상 가장 묵직한 감정선을 드러낸다.
이번 작품은 눈사태, 총격전, 기억 상실 등 모든 키워드가 맞물려 드러나는 진실의 단서와 복선 회수의 치밀함 속에서 추리극의 쾌감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화이트아웃이라는 극한 상황을 배경으로 한 스펙터클 액션 연출을 통해 몰입감을 더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진범이 밝혀진 순간부터 본격적인 액션이 시작된다. 천문대의 거대한 파라볼라 안테나를 활용한 긴장감 넘치는 액션신부터 치열하게 펼쳐지는 심리전과 총격전까지 시게하라 카츠야 감독만의 역동적인 연출 스타일을 통해 완성된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 'PSYCHO-PASS' 등을 통해 장르의 밀도와 감각적 연출을 입증한 그는 이번 코난 극장판에서도 확실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 등 코난 시리즈 외에도 드라마 '과수연의 여자', '파트너' 시리즈 등 추리물의 대가로 손꼽히는 사쿠라이 타케하루가 각본을 맡아 치밀한 추리극 서사를 선사한다.

음악 역시 극의 정서적 밀도를 끌어올린다. ‘명탐정 코난: 할로윈의 신부’ 등을 맡았던 칸노 유고의 음악은 극한 상황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인물들의 다채로운 감정과 결합한다.
성우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1997년부터 코난 목소리를 연기한 일본 국민 성우 타카야마 미나미는 물론 더빙판에서 21년째 코난 목소리를 맡아온 김선혜와 신이치 역의 강수진이 친숙함을 더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1977년 데뷔 이래 브루스 윌리스, 아놀드 슈왈츠네거, 리처드 기어 등을 전담해온 이정구 성우의 모리 탐정 목소리 연기 열연이 두드러진다.

추리 소년 만화로 시작한 '명탐정 코난' 시리즈는 이번 작품에 이르러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서스펜스 수사극 장르의 장점까지 흡수해 한층 진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울러 한국에는 없는 사법 거래 제도에 대한 고찰, 인간성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사회파 추리극 요소 등은 성인 관객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준다.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은 일본과 중국에서 개봉해 지금까지 약 1,932억원의 흥행 수익을 거둬들인 흥행작이다. 오는 8월 22일 개봉을 앞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과 9월 26일 개봉하는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 편' 등과 함께 한국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제목: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
원제: 名探偵コナン 隻眼の残像 (フラッシュバック)
원작: 아오야마 고쇼 [명탐정 코난] (소학관 [주간선데이] 연재 중)
감독: 시게하라 카츠야
출연: 타카야마 미나미, 야마구치 캇페이, 코야마 리키야 | 김선혜, 강수진, 이정구, 현경수 외
수입/배급: CJ ENM
러닝타임: 109분 39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5년 7월 16일
평점: 7.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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