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전경. ⓒ기업은행
▲IBK기업은행 전경. ⓒ기업은행

중기대출 성장했지만 건전성 지표 악화

"건전성 우려할 상황 아냐…기업별 맞춤형 지원방안 마련"

비이자이익 ‘나홀로 역주행’…"수익기반 다변화"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IBK기업은행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을 늘려 몸집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기업은행에겐 대출 건전성과 비이자이익 개선이라는 숙제도 안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속되는 고환율과 경기침체로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악화됨에 따라 건전성 관리에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은행 당기순이익은 2조6,738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이 24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성장의 디딤돌’이라는 취지에 맞게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상 대출자산에 힘을 실어 왔다. 지난해 말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247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62조7,000억원)과 비교해도 뚜렷한 증가세다. 시장 점유율도 업계에서 가장 높은 23.65%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같은 대출 성장세와 동시에 건전성 지표 악화라는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4조1,970억원으로, 전년(3조1,910억원) 대비 1조60억원(31.5%) 늘었다. 금융사의 대출은 건전성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된다. 고정이하여신은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을 포함하며, 연체 3개월 이상이 된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지난해 고정이하여신 합계는 3조9,490억원으로, 전년(3조3,860억원) 대비 16.6% 증가했다.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4대 은행의 합계보다 많아진 것이다.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현상 등 여파로 은행권 전반에서 고정이하여신 규모와 비율이 늘고 있는 상황이지만 기업은행의 부실채권 증가 속도가 비교적 더 빠른 모양새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가 기업은행의 주요 대출 대상인 중소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부실 채권은 대출을 받은 개인 또는 기업이 3개월 이상 원리금을 갚지 못해 부실로 처리된 채권을 말한다. 채권 회수 가능성이 낮아 은행은 최종 손실 처리하거나 시장에 매각한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 2조7,240억원을 상·매각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엔 7,000억원 규모 부실채권을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수익기반 다변화로 비이자이익 개선”

비이자이익 개선도 풀어야 할 과제다. 김성태 기업은행장이 취임 이후부터 강조해 온 비이자·비이자이익 불균형은 여전히 따라오고 있다. 

기업은행의 비이자이익은 2020년 6,145억원, 2021년 5,971억원, 2022년 3,844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2023년 6,487억원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2,421억원으로 전년 대비 62.7% 다시 하락했다. 특히 4분기엔 환율 급등 영향으로 1,310억원의 손실을 냈다. 4대 금융(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비이자이익 증감률과 비교하면 감소세는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4대 금융의 전년 대비 비이자이익 증감률을 보면 우리금융과 KB금융이 각각 41.9%, 5.1% 성장한 데 반해 신한금융은 5%, 하나금융은 2.3% 각각 하락했다.

이에 기업은행은 수익기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신상품 출시를 통해 카드, 연금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 증권, 신탁 등 영업기반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김 행장은 올해 1월 시무식에서 "이자·비이자, 은행·자회사 부문의 불균형을 해소해 경영의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지원이 많다 보니 타 은행보다 연체율도 조금 높은 상황이긴 하나 건전성은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경제상황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환리스크 취약 분야, 업종별 건전성 취약 부분을 발굴하고, 기업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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