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녀노소 불문 2000여명 참가…소방관·외국인 인플루언서도
참가비 전액, 롯데의료재단 보바스어린이재활센터 운영 기금으로 기부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16분, 정말 힘듭니다, 감사합니다!(Thank you, thank you, one, six, very hard, thank you!)"
지난 4월 20일 롯데월드타워 꼭대기 123층에서 비경쟁부문 1위를 달성한 말레이시아 국적의 '타워 오르기' 선수 Soh Wai Ching씨는 숨을 헐떡이며 이같이 말했다.
월드타워 123층, 555m, 3000여개의 계단. 수평이 아닌 하늘을 향해 달리는 수직런, 스카이런!(SKY RUN)
롯데 스카이런 현장은 하늘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의 흘러내리는 '땀'으로 빛났다.

기자는 20일 오전 9시 서울 잠실에서 열린 스카이런 현장을 찾았다.
스카이런은 롯데의 대축제다. 국내 초고층 타워인 롯데월드타워를 보유한 롯데만이 열 수 있는 이색 스포츠대회다.
스카이런은 롯데월드타워 123층, 555m, 총 2,917개의 계단을 오르는 것이다. 2017년부터 매년 봄 개최됐으며 지난해까지 누적 약 1만여 명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따뜻한 세상을 위한 아름다운 도전'이라는 슬로건 아래 건강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국내 재활치료 환아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기획됐다.
대회 참가비 전액은 국내 최초 소아재활전문병원인 롯데의료재단 보바스어린이재활센터 운영 기금으로 기부된다.

이날 현장에서 장재훈 롯데물산 대표는 "스카이런은 참가비 기부를 통해 국내 재활치료 환아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아름다운 도전"이라며 "오늘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향하는 참가자 여러분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곳곳에서 열기를 더하기 위한 부스 챌린지와 퍼포먼스가 워밍업으로 이뤄졌다.
"아빠 몇 등 할 것 같아요?"에 아이는 "1등!!!"

스카이런은 온가족이 함께 하는 대잔치스러웠다. 다같이 준비운동도 했다. 흡사 대국민 운동회를 떠올리게 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대회답게 부모 품에 안겨 참가한 16개월 아기부터 77세 최고령 참가자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고 롯데물산 측은 설명했다.

◆"18분을 깨라" 롯데만 할 수 있는 123층 수직런…남녀 모두 역대 최고 기록 경신
카운트다운 5, 4, 3, 2, 1, 스타트! 희망차게 구호를 함께 외치면 스카이런 시작. 2,000여명의 참가자들이 무리를 나눠 달렸다.
경주가 시작됐다. 그 끝에 숨을 헐떡이며 시야에 보이는 한 사람.
비경쟁부문 선수였지만 기록으로는 전체 1등이다. 이번 대회에서 최단기록을 세운 Soh Wai Ching(참가번호 1006)씨는 16분 33초를 기록했다.
그는 피니쉬라인을 통과하자마자 바닥에 바로 쓰러지듯 누워 "땡큐"를 거듭 외쳤다.
그는 2019년, 2023년, 올해로 세번째 스카이런에 참가했으며 8년 전부터 세계 각지에 높은 타워를 오르는 선수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는 "롯데타워는 세계적으로 높은 곳이라 참가하게 됐다"고 했다.
양말같은 얇은 덧신만 신고 몸을 가벼이하며 메트로놈에 맞춰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다고 팁을 알려줬다.
계속해서 시시각각으로 "-층 통과했습니다"라는 무전이 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들어선 한 사람. 경쟁부문의 한 남자가 들어섰다.
비경쟁 경쟁 포함 전체 3등이자 경쟁부문 1위를 기록한 안봉준씨다. 기록은 18분 32초다. 전체 스카이런 참가자 중 공식적으로 최단기록이자 역대 최단기록이다.
그 역시 피니쉬라인을 통과하자마자 바로 바닥에 누웠다. 거친 숨을 몰아시며 호흡을 다졌다. 온몸에 땀이 흥건했다.
그는 숨을 진정시키고는 이내 일어서 "전년기록보다 50초를 단축했다"며 "지금도 달려오는 참가자들이 있다, 조심스럽게 기다려야할 것 같다"며 말했다.
페어 정신으로 전문 선수 못지 않았다. 안봉준씨는 "올해는 꼭 18분대로 단축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목표를 달성해 기쁘다"며 "내년에도 참가해 17분대 기록에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런은 오후 2시 넘도록 계속됐다. 한 20대 여성 참가자는 스타트라인에서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겠다. 파이팅"을 외쳤다. 스카이런 결과 여자 최고 기록은 김현자씨가 21분8초의 기록으로 여자 경쟁부문 1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이번 대회에서는 다양한 참가자들이 달렸다. 서울시 소방관 25명이 방화복을 입고 계단을 올랐고 영국·프랑스·인도·말레이시아 등 약 18개국의 외국인 참가자도 있었다.
외국인 인플루언서로 구성된 서울관광재단 글로벌 서울 메이트가 참가해 대한민국 대표 랜드마크를 걸어 올라가는 이색 체험을 즐겼다.
보호자와 어린이가 함께 뛰는 키즈 스카이런도 진행됐다. 어른 1명, 아이 1명이 팀을 이뤄 오른다. 아이가 힘들면 어른이 업고 안고서라도 123층을 오르는 것이다. 의외로 체력이 좋은 아이들이 앞질러 올라가는 일도 있다.

올해는 경쟁 부문 남녀 1위부터 3위까지의 수상자에게는 트로피와 함께 각각 롯데상품권 123만원, 시그니엘 서울 스테이 2인 식사권, 30만원 상당 스파이더 제품 등이 주어졌다. 완주한 참가자들에게는 메달과 디지털 완주기록증, 음료, 간식 등으로 구성된 완주 키트를 지급했다.
롯데 스카이런은 계속된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스카이런은 롯데만이 할 수 있는 이색스포츠 대회"라며 "전액 참가금이 기부되며 환아들을 위해 쓰인다. 123층 돌파 최단기록 18분에 도전해보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