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지금은 마치 개그맨처럼 느껴지는 강희건(개리)은 본래 힙합가수다. 1999년 허니패밀리로 데뷔해 동갑인 길성준(길)과 2002년 힙합듀오 ‘리쌍’을 만들고 앨범을 냈다. 2005년 발매된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란 노래는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많은 예능 프로그램의 자막이나 BGM으로 쓰이고 있다. 곡 제목 자체가 씁쓸한 상황과 잘 맞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제약사 직원으로 보이는 한 글쓴이가 올린 ‘하이파이브 사건’이 화제다. 선배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후배가 이를 사업부장에게 호소했는데 오히려 부장은 괴롭힘 가해자인 선배를 옹호했다는 것이다. 이에 후배가 선배와 사업부장을 함께 회사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는데 이를 알게된 그 사업부장은 “본인도 예전에 술자리에서 후배의 빰을 때린적이 있었다”며 “(너를 괴롭힌) 그 선배도 후배에게 힘내라는 '하이파이브' 차원에서 그런 것일 것”이라며 괴롭힌 선배를 두둔했다고 한다. 사업부장은 자체 조사에서 “술자리에서 부하 직원을 때린 적이 없고, 만약 비슷한 일이 있었다면 앞으로도 잘해보자는 차원에서 서로 손뼉을 마주치는 정도는 있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반면 피해자는 “분명히 뺨을 맞았고, 술자리에 있었던 다른 사람들도 그 장면을 봤다”는 식으로 진술했다는 것이다. 결국 사업부장과 선배 모두 감봉 조치만 내려진 것으로 알려진다.

이 A제약사는 상위제약사 가운데 영업력이 좋기로 유명하다. 최근 진행된 공채에선 제약사 취업을 희망하는 많은 젊은이들의 지원이 몰렸다고 한다. 국내 '빅5' 제약사들은 대부분 수익성이 높은 전문약에 집중하는 탓에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일반의약품의 대중광고 비중이 높지 않은 편이다. 다만 A제약사는 오래전부터 대중광고에 공을 들여왔다.

또, 최근 B제약사에서도 비슷한 선후배 간 폭행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한 제약사 고위 임원은 “예전에는 선후배 간 폭행이 더 심했으며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오랜 기간이 지나면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사이가 되기 마련”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피해자는 얼마나 오랜 기간이 지나야 가해자와 웃으며 폭행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는 분명 웃는 게 웃는 게 아닐 것이다.  

제약사의 위계문화도 이제 시대 흐름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수십 년간 쌓아온 제약업계의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확실한 신상필벌이 필요하다. 이미지 제고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나락으로 가는 것은 한순간이기 때문이다. 

ⓒ방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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