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T 매출 성장, 비핵심 자산 유동화 등 제시

증권가, 인건비 개선 요인 긍정 전망 잇따라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KT가 최근 중장기 재무 목표와 달성방안, 주주 환원 계획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밸류업 플랜’(Value-up Plan)을 제시했다.

KT는 과거 재무지표와 국내외 동종 업계 기업 분석을 토대로 기업가치와 주주환원을 높일 수 있는 중장기(2028년) 목표로 자기자본이익률(ROE) 9~10%를 설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영업이익률 9% ▲2023년 대비 AI·IT 매출 3배 성장 ▲비핵심 자산 유동화 ▲누적 1조원 자사주 매입·소각이다.

▲KT의 2028년 중장기 목표 및 달성 방안. ⓒKT
▲KT의 2028년 중장기 목표 및 달성 방안. ⓒKT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T의 ROE와 주주환원율은 각각 6.1%, 43.2%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자기 자본을 통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2023년 총자본 18조6,000억원을 활용해 1조1,300억원(6.1%) 규모의 순이익을 얻었다는 얘기다. 주주환원율은 배당금 총액과 자사주 매입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하며 기업의 이익이 주주에게 얼마나 환원됐는지를 뜻한다.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ROE는 각각 각각 9.6%, 7.5%로 KT의 ROE는 경쟁사 대비 중간 수준이다.

우선 KT는 재무목표 달성을 위해 ‘AICT 기업’으로의 사업구조 전환에 속도를 낸다. 고수익 사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한편, 전 사업 영역에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취임 이래 영업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본사 인력 재배치를 비롯해 부실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는 자회사 KT 오에스피(OSP)와 KT 피엔엠(P&M)을 만들어 전체 직원 중 3분의 1 규모에 달하는 네트워크 관리 부문 직원 5,700여명을 재배치했다. KT 본사에서는 2,8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도 했다. 김영섭표 경영 효율화는 계열사로까지 번져 이달에는 KT스카이라이프가 내달 12일까지 100여명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희망퇴직을 접수받고, KT스카이라이프 자회사 HCN 직원들도 희망퇴직을 신청받는다.

KT는 성과가 저조하다고 판단되는 계열사와 사업 부문에 대해서 합병, 매각, 종료도 진행 중이다. 최근 자회사 KT 디에스(DS)와 이니텍의 사업영역이 겹친다는 판단 아래 이니텍 매각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KT는 자회사 KT 디에스가 가진 이니텍 지분 30%, KT의 또 다른 계열사 에이치엔씨네트워크 지분 27%를 동시에 매각하는 방침이다.

KT는 올해 초부터 디지털 물류 플랫폼 계열사 '롤랩'의 지분 매각을 비롯해 전국 공중전화 운영사인 KT링커스를 또 다른 자회사인 KT서비스남부에 편입, 빅데이터 전문 손자회사 KT넥스알을 KT 그룹 내 IT 서비스 자회사 KT 디에스에 흡수합병 등을 단행했다.

부진한 사업도 하나둘 종료 중이다. KT는 가상인간 동영상 콘텐츠 제작 플랫폼 ‘AI 휴먼 스튜디오’ 서비스와 AI에 감정까지 합성할 수 있는 ‘AI 보이스 스튜디오’를 각각 이달 31일과 내년 3월 31일 운영 종료한다. 내비게이션 서비스 ‘원내비’와 대체불가토큰(NFT) 민클 등의 서비스 종료도 발표한 바 있다.이러한 사업 재조정에 힘입어 최근 5년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이 2019년 5%를 밑돌다가 2021년에는 6.71%, 올 3분기에는 6.97%까지 상승해 수익성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KT는 기존 유무선 통신 사업에 치우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AICT 사업 매출 비중을 2023년 보다 3배 이상 증가한 19%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에서 AI와 정보기술(IT)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별도기준 서비스 매출 15조9,324억원 중 AI·IT 서비스 매출은 9,559억원에 달했으며 비중은 6%다.

KT의 AI 사업 성장 파트너는 마이크로소프트(MS)다. 지난 9월 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향후 5년 동안 2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주요 협력 분야는 ▲한국 특화 소형언어모델(sLLM) 개발 ▲한국형 클라우드 개발 ▲sLLM을 기반으로 만든 '코파일럿 에이전트' 제공 등이다. 이에 따라 가장 빠르게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한국형 클라우드 개발이다. 양 사는 우리나라 법·규제를 엄격히 준수한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개발해 공공·금융 분야에 공급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국내 금융사들은 현행 법에 따라 내부 망과 외부 망의 전산 시스템을 별도로 두는데,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빅테크 서비스는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 KT는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내년 1분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KT와 MS는 AX(AI 전환) 전문기업 출범도 준비 중이다. 정찬호 KT 컨설팅그룹 상무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MS 합작 AX 기업의 향후 5년간 매출은 약 4조6,000억원이고, AI와 클라우드 분야의 매출 분야가 절반씩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외에도 KT는 비핵심 투자자산을 적극 효율화와 유휴부동산 개발·매각, 누적 1조원 자사주를 매입·소각해 2028년 ROE 9~1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올해 6월 기준 KT의 투자 부동산 규모는 2조2,500억원으로 전체 비유동자산 2조7,969억원의 80%에 해당한다. KT는 전국에 보유한 유휴부동산을 활용가치를 따져 개발 또는 매각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KT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는 마케팅비용·감가상각비 정체를 비롯해 인건비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년 연결 영업이익 급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4,500명 인력 재배치에 따라 내년부터 약 3,000억원의 이익 개선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라며 “내년 KT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295% 상승한 2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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