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이어 영업익 1조 이상 전망…삼성 추가 M&A 전략 기대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삼성전자의 전장·오디오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하만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부문 부진으로 삼성전자가 위기를 겪는 상황 속 하만은 지난해에 이어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돼 회사 내 캐시카우(주요 현금 창출원)로 도약하는 모양새다.
하만은 지난 2017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주도한 첫 인수합병(M&A) 사례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에 약 80억 달러(당시 약 9조4,000억원)를 투입하며 전장과 오디오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미국 코네티컷주 스탠포드에 본사를 둔 하만은 JBL, 하만카돈, AKG, 뱅앤올룹슨 오토모티브(Bang & Olufsen Automotive) 등 유명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하만은 지난 3분기 매출 3조 5300억 원, 영업이익 36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각각 4.8%, 12.5%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동안 누적 영업이익 9,2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한 수치다. 회사 측에 따르면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액이 늘었고 원가 구조 개선도 손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가 인수하기 전 하만의 영업이익은 6,800억원이었으나 인수 후 하만의 실적은 급감했다. 2017년 574억원, 그 이후 1,617억원, 이듬해 3,233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인수 전 수준으로 회복하진 못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에는 555억원까지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차량용 뿐만 아니라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가 늘면서 6,000억원대로 반등하더니 지난해에는 1조1,700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수 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 이어 올해도 전년도 수준을 소폭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만 성장의 핵심 동력은 전장 사업이다. 대표 제품인 디지털 콕핏은 꾸준히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와 HUD 등 신규 분야에서도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현대차와 기아에도 하만카돈 카오디오 시스템을 공급 중이다. 오디오 분야에서도 소비자용 포터블 스피커, 헤드셋, 무선 이어폰(TWS)의 판매가 증가하며 성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4분기에도 안정적인 전장 사업 수주가 예상되고 연말 성수기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 확대와 운영 효율화를 통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만은 내년에도 전장 및 소비자 오디오 분야에서 성장을 지속하며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캐시카우에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11월에는 차세대 먹거리 발굴을 위한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한 만큼 업계에서는 이른 시일 내 신성장동력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 또한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M&A는 많은 사항이 진척돼 있고 조만간 주주들에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전장 사업 자체가 전기차 캐즘 등이 지속되고 있어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운영 효율화를 통해 재고 관리에 주력하고 수익성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