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3월 임기 만료, 이사회서 연임 결정…다음달 초 인사 개편 예정
[SRT(에스알 타임스) 선호균 기자]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가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된다. 삼성SDI 대표이사이자 사내이사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최 대표의 연임 여부는 조만간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최근 부진한 삼성SDI의 실적에 대해 이사회 의장으로서 책임질 위치에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조9,356억원, 영업이익은 1,29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9.8%, 72.1% 줄어든 수치다. 전분기인 지난 2분기보다는 각각 3.7%, 46.1% 하락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여파로 배터리 업계 또한 수요와 공급 감소로 실적이 부진했다. 삼성SDI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0% 넘게 줄었고 매출도 30% 가량 감소했다. 이는 경쟁사 LG에너지솔루션(-38.7%), 흑자전환에 성공한 SK온(240억원)과 비교해 부진한 성적이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8.3%에 이른 영업이익률은 1년새 3.3%로 5%포인트 하락했다.
각형 전지는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와 환율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했지만 미국 내 P6 배터리 공급 확대로 매출이 성장했다. 특히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이 강화된 SBB 1.5 출시 등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원형 전지는 전분기 일회성 이익 반영에 따른 기저 효과와 전기차용 판매 감소에 따른 가동률 하락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파우치형 전지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2,636억원, 영업이익은 6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2%, 24% 늘었다. 고부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를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반도체 소재는 전분기와 유사한 실적을 유지했다.
3분기 실적에 대해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각형 프리미엄 배터리를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업계를 선도하는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과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시장 수요 회복세에 맞춰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윤호 대표이사는 2021년 12월 삼성SDI 사장으로 내정된 이후 2023년 말 한차례 유임했고,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올해 1월 30일 제1차 정기 이사회를 통해 최 대표는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삼성SDI의 인사 개편은 다음달 초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그룹이 인적 쇄신을 본격화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증권업계는 삼성SDI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하다는 분석과 함께 이러한 흐름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매출 비중 52%를 차지하는 각형 자동차 전지는 3분기 유럽 전기차 판매 부진이 지속됐고 매출 비중 23%를 차지하는 소형 전지는 리비안의 재고 부담으로 인해 원통형 전지 출하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는 매출 비중이 19%로 북미 인공지능(AI) 전력 수요 증가에 힘입어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하고 전자재료(매출 비중 7%) 부문은 OLED 소재 매출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ESS 매출이 4분기에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 각형 자동차 전지 출하 증가폭이 미미한 가운데 원통형 자동차 전지 출하가 지속 감소하며 매출과 이익 모두 부진할 전망”이라고 했다.
4분기 삼성SDI 매출은 4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206억원으로 61% 줄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형전지 판매 둔화로 적자가 심화되고 자동차 전지 수익성 역시 재고조정 여파로 추가 둔화 전망”이라며 “ESS는 판매 확대로 매출이 37%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부진에 따른 재고조정 여파로 하반기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나 주가의 핵심 변수는 2025년부터 회복의 길로 접어드는지 여부”라며 “유럽 이산화탄소 규제와 독일 인센티브 부활로 유럽 중심의 전기차 수요 회복 가시성이 높으며 이와 별도로 소형전지 경쟁력 회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삼성SDI는 지난 11월 6일 주당 52만2,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하락세를 이어오다 8월 5일 주당 29만4,500원으로 최저점을 나타냈다. 이후 주가는 9월말까지 상승세를 보이다가 하락해 하강국면에 놓여 있다. 삼성SDI의 이달 4일 주가(종가기준)는 33만7,500원으로 1년 전 주가 대비 33.30% 하락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주가 하락(-13.68%) 폭 보다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