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본사. ⓒ오리온
▲오리온 본사. ⓒ오리온

올해 상반기 매출, 영업익 최대 실적 …주가는 하락세

증권가 "본업 아닌 바이오 투자·정부 가격 인하 압박 등 영향"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오리온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같은 흐름을 유지한다면 올해 연간 매출 첫 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오리온의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증권가는 오리온이 최근 본업인 식품사업과는 무관한 바이오업체 인수 등의 투자를 전개한 것이 투자심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

또, 오리온의 매출은 늘었어도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는 것도 주가 하락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반적으로 국내 식품제조업황이 좋지 않은데다 정부의 가격인하 압박까지 더해져 내수시장에서의 식품제조업체들의 성장은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4,677억원으로 전년비 6.5% 늘었고,영업이익 2,468억원으로 전년비 16.8% 성장했다.

특히 오리온의 경우 경쟁업체 대비 일찍이 해외사업 확장에 힘쓰면서 전체 매출에서 해외법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특히 중국법인의 매출이 가장 많은 가운데 이미 한국법인의 매출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한국 법인은 매출액이 5.4% 성장한 5494억원, 영업이익은 11.0% 성장한 908억원인 한편, 중국 법인은 매출액이 7.2% 성장한 6,022억원, 영업이익은 23.1% 성장한 1,101억원을 달성했다.

이외에도 베트남 법인, 러시아 법인 등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늘었다.

이같은 해외법인 매출 성장세를 지속한다면, 올해 오리온은 연간 매출 3조원을 넘어서며 '3조클럽'에 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견조한 실적이다. 오리온은 2021년 2조3,555억원, 2022년 2조8,732억원, 2023년 2조9,124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이 3조원 가까이를 향해 가고 있다.

​최근 5년간 영업이익률 16.0%대를 유지하면서, 통상 경쟁사 영업이익률이 5~8%대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편을 유지하고 있다.

이경신, 이윤경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 중국 현지 소비경기를 고려한다면 매출액 흐름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는 판단이며, 특히 수익성개선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타 음식료업체대비 경기악화 영향에도 전 지역이 순항 중이다. 채널조정에도 불구, 오히려 개선되는 수익성은 견고한 시장지배력을 방증한다"고 진단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의 7월 4개국 합산 매출액은 2,484억원으로 전년대비 6% 증가했다"며 "중국 유통 채널 재정비에 따른 일시적 매출 공백에도 불구하고 베트남·러시아 중심의 판매량이 성장하고, 중국·러시아 현지통화 환율 강세 효과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테고리 별로는 파이가 한국·베트남·러시아에서 모두 1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달성하면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오리온의 주가는 크게 반등하지는 못하고 있다.

​오리온의 주가는 9만1,600원으로 전일대비 0.65%(600원) 내렸다.

이날 기준 지난 1년간 오리온의 주가 추이를 보면 지난해 10월 최고점 13만1,000원 대비 30.07% 하락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최근 오리온이 본업과 무관한 바이오업체를 인수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높은 해외 비중(매출 64%, 영업이익 67%)으로 과거 K-푸드 대장 역할을 했으나 상반기 사이클에서는 소외됐는데, 이는 낮아진 매출 성장률과 본업과 무관한 투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오리온은 올해 3월 인수를 완료한 계열사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월 얀센으로부터 수령한 기술이전에 대한 선급금 1,300여억원 가운데 516억원을 상반기 수익으로 인식하며 24억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했다. 오리온 측은 바이오 사업에 대해 "유상증자와 기술이전에 따른 선급금을 통해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신약 연구개발 및 임상 진행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바이오 사업은 투자 이후 성과를 내기까지 다수의 임상실험과 절차 등 시간과 비용이 드는 하이 리스크 사업으로 통상 일컬어지는 만큼 향후 수익성에 대해 지켜봐야 하는 실정이다.

동시에 오리온의 본업인 식품사업의 내수업황이 안좋다. 내수의 경우 수입 원재료값 상승뿐 아니라 인건비, 물류비, 임차료 등 제반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가격인하 압박까지 더해지고 있어 기업투자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른바 투자자들 사이에서 '국장 탈출'까지 회자되는 상황이다.

식품제조시장에서 더 이상 큰폭의 성장을 논하기 힘든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업투자도 위축될 우려가 생긴다. 식품제조업계 대다수 관계자들은 "식품제조업체들 대다수가 영업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오리온은 올해 하반기에도 제품 경쟁력기반의 법인별 차별화된 영업 활동으로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인도와 미국 등 신시장 확대를 이어간다. 인도에서는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집중하는 한편 지난해 추가 구축한 파이 생산라인을 기반으로 제품을 다양화하고 카스타드, 화이트 초코파이를 필두로 시장을 공략해나갈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올해 꼬북칩 단일품목으로만 200억원의 수출액이 예상되는 가운데, 젤리, 참붕어빵 등 경쟁력 높은 수출 품목을 늘려 시장 확대를 가속화한다. 이와 함께 일본, 호주, 캐나다 등에 대한 수출 물량을 확대해 한국 법인의 연간 해외수출액 목표인 1,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신제품 출시와 채널 확장에 따른 점유율 상승, 카테고리 확장(견과바, 육포 등), 지역 확장(인 도&미국 법인, 러시아 3공장 등) 가시화 시 프리미엄 구간 진입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사업전략에 대해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차별화된 제품력과 가격경쟁력, 현지에 특화된 영업력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해외 사업을 통해 창출되는 탄탄한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식품사업 확대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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