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Midjourney로 제작한 ‘유사언론 관련 이미지’ ⓒMidjourney
▲생성형 AI Midjourney로 제작한 ‘유사언론 관련 이미지’ ⓒMidjourney

자극적이고 과장된 제목, 자의적 추론 및 해석, 악성 시리즈 보도 일삼는 유사언론행위

광고·협찬 등 수익 창출 수단 악용… 경기 악화로 인한 광고비 축소가 주요 원인

[SRT(에스알 타임스) 조인숙 기자] 최근 유사언론들의 행위가 도를 넘은 가운데 한국광고주협회가 이에 강력 대응할 것을 선언했다. 악성 기사를 빌미로 기업에 부당한 광고나 협찬 압박을 가하는 유사언론의 실태를 조사해 상반기 중 ‘워스트(worst) 언론’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것.

유사언론행위 심화의 배경에는 지속적인 경기 악화에 따른 기업들의 광고비 축소가 자리잡고 있다. 언론사의 주요 수익 창출 요소 중 하나인 광고비가 줄어들자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유사언론만의 문제는 아니다. 언론사 ‘미디어오늘’이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종합일간지, 경제신문을 포함한 주요 방송사 및 신문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집계한 결과, 대부분이 감소세를 보였다.

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인지도나 신뢰도가 낮은 유사언론들이 느끼는 타격은 더욱 심각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사실과 다른 부정한 내용을 보도하는 유사언론행위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올바른 언론환경을 해치는 악의적인 기사들이 유사언론의 경영을 지속하게 해주는 수입원이 되는 악순환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들의 광고비 감축으로 인한 이러한 현상은 언론 환경의 장기적 침체를 가져올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그렇다면 유사언론은 어떤 방식으로 독자들의 눈을 속이고 클릭을 유도할까. 기사 내용과 상관없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으로 시선을 끄는 것이 대표적이다. 흥미로운 제목을 보고 기사를 클릭했지만 실제로는 본문 내용에 비해 크게 과장된 경우가 대부분인 이유다. 

또한 유사언론은 특정 기업이나 기관을 겨냥하기 위해 팩트 체크 없이 자의적인 추론과 해석을 기반으로 무리하게 끼워 맞춘 기획 기사를 작성하거나 주기적으로 악성기사를 쏟아내는 시리즈 보도를 하기도 한다.

기업 경영층을 대상으로 한 인신공격성 기사와 무분별한 사진 삽입, 경영 데이터를 부풀리고 왜곡해 보도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경영층의 미디어 노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기업의 속사정을 노린 수법이다. 

또한 과거에 이미 보도됐던 사건들을 단순 짜깁기해 마치 최근에 발생한 새로운 이슈처럼 꾸며낸 기사도 많다. 모두 잘못된 정보로 독자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부정적인 프레임을 형성하는 사례다.

핵심은 유사언론이 이러한 부정적인 보도행태를 금전적인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점이다. ‘해당 기사를 삭제해줄 테니 광고나 협찬 비용을 증액해달라’, ‘다음 달에 세미나가 예정되어 있는데 협찬해달라’, ‘광고를 집행해주면 그 대가로 특집기사를 써주겠다’, ‘다른 언론사로 이직했으니 새롭게 광고비를 편성해달라’ 등의 부당한 요구를 일삼는다.

이처럼 언론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닌 명백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유사언론행위는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다. 유사언론에 속한 기자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해 구체적인 기업명과 협찬 비용 등을 포함한 각자의 경험담을 공유하며 상부상조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기업의 악성 기사를 작성한 뒤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가입해야만 기사를 볼 수 있는 유료 회원제의 가입을 유도하는 언론사도 있다. 상사로부터 기업 비판 기사 작성을 지시 받기 때문에 마땅한 내용이 없더라도 억지로 짜내 해당 기업이 아이디를 생성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내부 인물들의 증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보도윤리를 벗어난 부정한 방식을 정당화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전망됨에 따라 앞으로 유사언론행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유사언론행위의 근절을 위해서는 개개인의 관심을 넘어 현 실태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그에 따른 제도적인 보완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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