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여운 것들' 엠마 스톤 여우주연상 등 4관왕 차지

'존 오브 인터레스트' 2관왕

▲'오펜하이머'. ⓒ유니버설 픽처스
▲'오펜하이머'. ⓒ유니버설 픽처스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작품상 등 7관왕에 올랐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은 여우주연상 등 4관왕,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2관왕을 차지했다.

한국계 감독인 피터 손 감독의 ‘엘리멘탈’과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는 무관에 그쳤다. 이번 시상식 추모식 행사에서는 고 이선균 배우에 대한 추모도 함께 진행됐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11일 오전 8시(현지시간 10일 오후 7시) 미국 LA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개최됐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어느 때보다 쟁쟁한 후보작과 후보들이 노미네이트된 만큼, 수상 여부에 이목이 집중됐다. 

▲'오펜하이머' ⓒ유니버설 픽쳐스
▲'오펜하이머' ⓒ유니버설 픽쳐스

13개 부문 최다 후보작 ‘오펜하이머’(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킬리언 머피), 남우조연상(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 총 7개 부분에서 수상했다. ‘오펜하이머’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파괴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천재 과학자의 핵개발 프로젝트를 다룬 작품이다.

첫 번째 오스카 감독상 트로피를 거머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날 수상 후  “정말 많은 사람들 덕분에 이 자리에 섰다. 정말 최고의 배우들, 스태프들과 함께했다. 100년 그 이상의 놀라운 여정을 이어온 아카데미의 영광을 얻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J. 로버트 오펜하이머’ 그 자체로 분했던 남우주연상의 주인공 킬리언 머피 역시 “지난 20년 통틀어 가장 창의적이고 가장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다. 놀랍도록 훌륭한 팀과 일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가여운 것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가여운 것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가여운 것들’(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여우주연상(엠마 스톤), 미술상, 분장상, 의상상 총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 작품은 천재 과학자의 손에서 새롭게 되살아난 세상 하나뿐인 존재 ‘벨라’(엠마 스톤)의 눈부시게 아름답고 놀라운 환상의 여정을 그린 영화다.

▲'가여운 것들' 엠마 스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가여운 것들' 엠마 스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엠마 스톤은 “너무 감격스럽다. 이 무대에 올라와 있는 모든 배우 그리고 함께 후보에 오른 모든 분들과 이 상을 나누고 싶다. ‘가여운 것들’에 사랑과 재능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과 함께 영광을 나눈다”라고 뜨거운 눈물과 함께 소감을 전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에게는 “벨라로 살게 해주고, 우리 모두가 이 프로젝트에 함께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엠마 스톤은 ‘라라랜드’ 이후 두 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쥐스틴 트리에 감독과 공동 각본가 아서 하라리. ⓒNEON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쥐스틴 트리에 감독과 공동 각본가 아서 하라리. ⓒNEON

‘추락의 해부’(쥐스틴 트리에 감독)는 각본상을 받았다. ‘추락의 해부’는 남편의 추락사로 한순간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명 작가 ‘산드라’를 중심으로 밝혀질 사건의 전말에 관객을 초대하는 영화다. 

공동 각본가 아서 하라리와 함께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쥐스틴 트리에 감독은 아카데미에 감사를 표하며 “이번 수상이 중년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올해는 처음 이 작품을 시작했던 시기와 정말 다르다. 그때는 아이 둘과 함께 집에 갇혀 있었다. 봉쇄령이 내려졌고 평화를 위해 아이들에게 만화를 보여줬다. 일과 기저귀 사이에 아무런 경계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 ⓒ찬란
▲'존 오브 인터레스트' ⓒ찬란

‘존 오브 인터레스트’(조나단 글레이저 감독)는 국제영화상과 음향상을 받았다. 스튜디오 A24가 제작한 산드라 휠러 주연 작품으로 아우슈비츠 유태인 수용소 사령관 루돌프 회스 부부의 일상을 담은 나치의 전쟁범죄 고발영화다. 영화사 찬란에서 수입·배급을 맡아 올해 중 개봉 예정이다.

▲'바튼 아카데미' ⓒ유니버설 픽쳐스
▲'바튼 아카데미' ⓒ유니버설 픽쳐스

‘바튼 아카데미’(알렉산더 페인)는 여우조연상(더바인 조이 랜돌프)을 받았다. 묵직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로 주방장 메리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더바인 조이 랜돌프는 “제 곁에 있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오랫동안 저는 남들과 다르길 바랐다. 그리고 이제는 그저 제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를 알아봐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벅찬 수상 소감을 전했다.

버라이어티 단독 보도에 따르면 ‘바튼 아카데미’에 대해 애니메이션 ‘루카’의 작가 사이먼 스티븐슨은 자신이 쓴 시나리오 '프리스코'와 내용, 설정, 대사가 같다며 표절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스틸.ⓒ메가박스중앙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스틸.ⓒ메가박스중앙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 작품은 태평양 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소년 마히토가 사라진 새어머니를 찾아 나서는 모험극으로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스승이자 친구였던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과의 관계를 반추한다. 같은 부문에는 피터 손 감독의 ‘엘리멘탈’도 수상 후보로 함께 올라있었다. 

한편, 수상 후보였던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서 마일즈 역을 맡았던 셔메이크 무어는 소셜미디어에 수상작 발표 직후 ‘강탈당했다(robbed)’는 글을 올려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고지라 마이너스 원' ⓒToho
▲'고지라 마이너스 원' ⓒToho

시각효과상은 ‘고지라 마이너스 원’(야마자키 타카시 감독)이 받았다. 일본 고지라 시리즈 30번째 실사영화로 태평양 전쟁에서 패전한 일본에 괴수 고지라가 상륙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총 제작비 1,500만 달러(한화 약 197억원) 이하의 예산으로 만들어져 경쟁작 후보였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제임스 건 감독),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을 제쳐 화제가 됐다.

주제가상은 ‘바비’(그레타 거윅 감독) ‘What Was I Made For?’(빌리 아일리시), 장편 다큐멘터리상은 ‘마리우폴에서의 20일’(엠스티슬라브 체르노프 감독)이 받았다.  각색상은 아메리칸 픽션(코드 제퍼슨 감독)이 차지했다. 

▲'패스트 라이브즈' ⓒCJ ENM
▲'패스트 라이브즈' ⓒCJ ENM

한편, 수상에 대한 기대를 모았던 ‘패스트 라이브즈’(셀린 송 감독)는 작품상과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됐으나 ‘플라워 킬링 문’(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마에스트로 번스타인’(브래들리 쿠퍼 감독 주연)과 마찬가지로 무관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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