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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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중 3곳,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 ‘3%’

가계부채 증가 ‘우려’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은행채나 예금 금리 등이 떨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혼합형 주담대의 경우 한 달 사이 금리 상단이 0.74%포인트 하락했다. 차주의 금리 부담은 줄었지만 동시에 가계대출 증가 우려도 나온다.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11월에 이어 연말 가계대출이 급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8일 기준 연 3.76~6.02%로 집계됐다. 10월 말 기준으로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4.36~6.76%(10월 27일) 수준이었다. 이후 지난달 말 금리 하단이 연 3%대로 내려가더니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은행별로는 같은 기간 국민은행이 3.82~5.22%에서 3.76~5.16%로 낮아졌다. 신한은행은 4.51~5.82%에서 4.36~5.67%로, 하나은행은 3.942~4.342%에서 3.882~4.282%로, 우리은행은 4.25~5.45%에서 3.98~5.18%로 하락했다. 농협은행도 연 3.83~5.53%를 기록해 금리 하단이 3%대를 나타냈다.

주담대 고정금리 하락은 지표금리로 쓰이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최근 하락해서다.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급) 금리는 지난 7일 기준 4.049%로, 한 달 전인 지난 달 8일(4.5%)보다 0.451%포인트가 떨어졌다. 이 금리는 지난 10월 26일 4.810%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은행채 5년물의 하락 폭이 커지면서 변동형 주담대 금리와 격차는 더 벌어졌다. 조사대상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 8일 연 4.51~7.02%에 형성됐다. 이 금리 역시 지난 1일(4.58~7.08)보다는 소폭 내렸다. 지난달 15일엔 연 4.58~7.21% 수준까지 올랐다가 차츰 떨어지고 있다. 변동형 주담대는 매달 은행연합회에서 발표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신규취급액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금리 반영이 다소 늦다.

◆ 수신 금리 하락…대출금리 조절 가능

주담대 금리가 하락한 이유는 최근 들어 금융 당국의 ‘수신 경쟁 자제’ 주문에 수신 금리가 낮아지면서 덩달아 내려간 영향도 있다.

실제 지난 10월 4%대로 올랐던 5대 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 금리(1년 만기)는 3%대로 낮아졌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8일 기준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과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은 연 3.95%,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은 연 3.90%다.

여기에 금융당국 등의 상생 금융 압박으로 은행들이 쉽게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대출 금리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금리 인하로 대출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5대 은행의 11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90조3,856억원으로 10월 686조119억원 보다 4조3,737억원 늘었다. 특히 주담대 잔액이 같은 기간 521조2,264억원에서 526조222억원으로 5조원 가량 증가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주담대도 대환대출이 가능해 추가로 금리인하 여지도 큰 상황이다”며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 금리인하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일부 은행에선 대출한도 제한을 통해 리스크 관리 태세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가계대출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 (은행들이) 금융당국과 협력해 한시적으로 가계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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