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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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회사채 만기 ‘10조6,000억’…기업 자금 조달 부담 가중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시중은행들의 은행채 발행이 늘면서 채권시장에 수급 쏠림이 심화하고 있다. 이른바 ‘구축효과’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은행채가 우량 채권으로 평가받는 만큼 시중자금을 빨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진 상황에서 기업들의 경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올해 4분기에만 차환 또는 상환 예정인 회사채 물량은 10조원을 넘어선다. 일부기업의 경우 회사채 발행에서 투자 수요를 확보하지 못하는 미매각 사태를 겪기도 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순발행액은 4조6,800억원으로 올해 들어 월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에는 지난 19일 기준 5조6,000억원의 은행채가 순발행됐다.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은행채는 5월 한 달을 제외하고 순상환 기조를 나타냈다. 하지만 올 8월부터 (3조7,794억원)부터 상환액보다 발행액이 더 커진 규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은행채 발행액이 늘고 있는 것은 가계대출 증가가 영향이다. 은행들 입장에선 자금확보를 위한 은행채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7월 1조4,868억원, 8월 2조1,122억원, 9월 2조8,591억원으로 매달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회사채다.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을 늘리면서 우량 채권이 자금을 빨아들이는 구축효과 발생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흐름이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비우량 기업의 경우 대체 자금 조달 수단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올 4분기 일반 회사채 만기 물량은 10조6,000억원 규모다. 주식연계채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옵션부사채, 풋옵션(조기상환 청구권)이 있는 전환상환우선주(RCPS) 등을 포함하면 회사채 차환 또는 상환 부담은 25조원에 달한다. 월별로는 10월 6조1,000억원, 11월 3조6,500억원, 12월 9,000억원 등이다.

최근 만기 상환을 목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했거나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은 SK텔레콤, SK온, HD일렉트릭, 롯데칠성음료, 연합자산관리(UAMCO), 평택에너지서비스 등이다.

이러한 자금수요에도 회사채 발행 여건은 녹록치 않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 손실을 우려한 기관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에 소극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로 투자 자체를 축소하고 있는 기관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채 발행으로 구축효과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당연한 해석이다”며 “현재 시점에서 한국전력공사가 발행하는 한전채 발행도 재개 되면서 다른 회사채들의 경우 위축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제2금융권 대출로 선회하거나 기업어음(CP) 등의 단기자금 시장으로 밀려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CP 시장의 금리 상승 추세도 단기자금 시장에 몰리는 기업들이 증가한 결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기금이나 공제회 같은 기관 투자자들의 경우 금리상승 추세에 따라 평가손실을 입은 상태이기에 채권 투자를 줄이고 있는 상황적 측면을 고려해보면, 상대적으로 비우량 기업들의 경우 자금조달에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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