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5년부터 EU 27개국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기는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최소 2% 이상 섞어야 한다. ⓒ대한항공
▲오는 2025년부터 EU 27개국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기는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최소 2% 이상 섞어야 한다. ⓒ대한항공

SAF 전량 수입 의존…일반 항공유 대비 '5배' 비싸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지난 4월 유럽연합(EU)이 항공산업 탈탄소 실현을 위해 지속가능항공유(SAF) 도입을 의무화하는 ‘리퓨얼 EU(REFuelEU)’ 법안에 최종 합의하면서 각국 정부가 SAF 사용 확대를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SAF는 석유·석탄 등 화석 연료가 아닌 동·식물성 기름, 해조류, 생활폐기물, 산업 부생가스 등 대체 원료로 생산된 항공유를 말한다. 기존 화석연료 기반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고 기존 항공유와도 혼합해 사용할 수 있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U의 SAF 도입 의무화 규정으로 오는 2025년부터 EU 27개국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기는 SAF를 최소 2% 이상 섞어야 한다. EU는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로 그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 2025년부터 리퓨얼 EU 시행…우리나라는

리퓨얼 EU가 당장 2년 후에 시행됨에 따라 각국 정부에서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부터 자국 내 항공유 공급사들에 SAF를 최소 1% 혼합해 공급하도록 법제화했다. 일본은 2030년부터 자국 공항에서 국제선에 급유하는 연료의 10%를 SAF로 대체하기로 했다. 노르웨이는 2020년 SAF 0.5%를 의무화 했고, 스웨덴은 2021년 0.8%에서 2030년에는 27%까지 높이기로 했다.

국내에선 대한항공이 가장 적극적으로 SAF 도입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7년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연료가 혼합된 항공유를 사용해 미국 시카고에서 인천까지 운항한 바 있다. 2021년엔 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쉘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SAF 공급량 확보에도 나섰다. 특히 대한항공은 쉘과의 MOU를 통해 2026년부터 5년간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 지역 공항에서 우선적으로 SAF를 공급 받게 됐다.

또, 대한항공은 지난 5일 GS칼텍스와 협약을 맺고 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을 운항하는 대한항공 화물기에 SAF를 급유해 오는 11월까지 총 6회 실증 운항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한항공과 GS칼텍스가 추진 중인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사용할 SAF 도입 기준과 국내 생산 품질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정부 주관 실증 사업을 통해 국내 SAF 생산 전 품질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며, “정유업체와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SAF 상용화 목표를 달성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SAF 도입 시, 항공권 가격 상승 ‘불가피’

SAF는 기존 항공유 대비 최대 5배 가량 원가비용이 증가한다. 항공사 입장에선 재정부담이 커지게 되는데, 항공권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비용 전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유가 변동에 따라 항공권 가격은 달라진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국제석유시장 항공유(MOPS) 평균가를 기준으로 산출된다. 단순 계산으로 기존 항공유보다 비싼 SAF가 도입되면 항공권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와 일부 석유화학사가 SAF를 생산하기 위해 기반 시설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는 해외에서 공급받은 SAF로 품질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SAF 생산 시설 구축 및 원료 확보를 위한 재정적 지원과 항공사나 정유사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의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며 “SAF를 수입하거나 생산할 때 비용 절감을 위한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방안 마련이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