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 배우. ⓒ더쿱디스트리뷰션
▲박하선 배우. ⓒ더쿱디스트리뷰션

- “의미 있는 영화 하려던 시기에 만난 작품...우리 모두의 이야기”
- “오동민 배우, 악역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상> 편에서 이어지는 인터뷰 기사입니다.)

Q. 이번 영화가 남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이번 VIP 시사회에서 ‘음치클리닉’ 이후 거의 10년 만에 무대인사를 했다. 그땐 솔직히 고마운 줄 몰랐다. 이번에는 오신 한분 한분에게 너무 감사했다. 

영화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서 시사회를 많이 간다. 귀한 시간 내서 영화를 보러왔는데 모든 영화가 다 재미있을 수는 없다. 2시간이 힘들 수도 있다. 그래서 관객들이 보시기에 의미 있는 영화를 해야겠다고 하던 시기에 작품을 하게 되어서 감사했다. 

오신 분들이 고생했겠다고 말씀하시는데 사실 고생을 별로 안 했다. 제 일들 때문에 정신이 없었던 상태다. 처음으로 대본이 눈에 안 들어왔다. 일단 대본을 외우기만 하고 어떻게 찍을지 걱정했는데 막상 현장에서는 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아 나는 이 직업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했다. 

영화에서 보면 정아가 나쁘고 못돼 보일 수 있는 지점이 있다. 그런 부분은 드라마에서는 욕먹을까 봐 조심하게 되는데 영화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이렇게 저렇게 해볼까 하고 욕심이 생기더라.

Q. 남편분이 일을 많이 지지해 주실 것 같다.

일에 있어서는 서로 무조건 지지한다. 돈을 벌어야 한다. (웃음). 혼자 일할 때보다 돈도 더 빨리 모인다. 해외 촬영이 있어서 아기 때문에 고민하면 “뭘 고민해? 없어도 잘 커. 빨리 가”라고 한다. 

‘편스토랑’은 제가 하라고 했다. 지금은 본인도 너무 좋아한다. 이후에 드라마 두 개를 하게 됐다. 보여야지 일이 들어오더라. 자꾸 뭐라도 하라고 한다. 서로 고마워한다.

코로나19 유행할 때 일이 없어서 시골 내려가서 6개월 살았다. 그땐 힘들었다.

▲박하선 배우. ⓒ더쿱디스트리뷰션
▲박하선 배우. ⓒ더쿱디스트리뷰션

Q. 이번 영화는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제가 정말 연기를 좋아하는구나, 사랑하는구나 하는 걸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이 작품이 없었으면 그때 어떻게 버텼을까 싶다. 잠들면 이대로 안 깨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제 인생에서 매우 힘들었던 시기라서 이 작품이 없었다면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Q. 전작 ‘고백’ 서은영 감독님의 ‘동감’이 ‘첫번째 아이’와 같은 시기에 개봉한다.

감독님이 ‘동감’ 리메이크 연출을 한다고 말씀해 주시더라. ‘동감’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라 포스터도 소장하고 있다. 제 인생에서 주연상은 꿈도 못 꿨는데 저에게 첫 주연상을 안겨주신 분이다. 너무 감사한 분이라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

▲박하선 배우. ⓒ더쿱디스트리뷰션
▲박하선 배우. ⓒ더쿱디스트리뷰션

Q. 첫번째 아이를 보시는 관객들에게 기대되는 반응이 있는지.

어느 누군가에게는 현실인 부분이 들어가 있어서 저는 많이 공감했다. 이런 일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보시면서 위로 아닌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 치료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의미의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Q. 화자 역을 맡은 오민애 배우와의 연기 케미는 어땠나.

같이 연기를 하는데 너무 잘하시더라. 속으로 ‘이 에너지는 뭘까? 역시 재야에는 고수분들이 많아’하면서 놀랐다. 너무 좋으신 분이고 의지하면서 촬영했다. 리액션만 해도 될 정도로 주시는 에너지가 많으셨다. 제가 심사위원으로 갔던 전주영화제에서 ‘윤시내가 사라졌다’로 여우주연상을 타셨다. 
연기하신 캐릭터에는 편견 아닌 편견이 있다. 역으로 우리가 너무 편견이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도 한다. 육아 도우미 문제는 연예인들도 일하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도움을 받기 때문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주변에 이런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많다. 

▲박하선 배우. ⓒ더쿱디스트리뷰션
▲박하선 배우. ⓒ더쿱디스트리뷰션

Q. 영화에서 산후 우울증 행동처럼 보이는 장면이 있다.

뭔가를 비유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애만 없으면 일을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정아의 마음이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 영화 ‘풀타임’을 봤다. 거기서도 취직했는데 돌봄 문제가 생긴다. 공감 아닌 공감을 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일을 하고 있지만 아쉬워지는 부분이 있을 때가 있다. 그래서 도와주시는 주변 분들이 중요하다.

Q. 실제 산후 우울증이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일을 하고 있어. 그 어떤 일보다 귀한 일이야!’ 하고 주문을 걸었다. 육아 중인데 친구들이 모인다고 단톡이 왔다. 저는 못 갈 거 같다고 하고 모유를 먹이고 있는데 ‘왜 나는 못 나가지?’ 하고 눈물이 났다. 

모유로 키우면 세 시간에 한 번씩 먹여야 해서 밖에 잘 나가지 못한다. 울지는 못하고 참고 있는데 남편이 와서 보고는 놀라면서 거울 좀 보라고 했다. 출산 직후라 얼굴 실핏줄이 다 터졌었다. 그때 제가 울적한 상태라는 걸 느꼈다. 혼자서는 이겨내기 쉽지 않다.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극복했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게 되면 좀 나아진다. 천국이더라. (웃음).

▲박하선 배우. ⓒ더쿱디스트리뷰션
▲박하선 배우. ⓒ더쿱디스트리뷰션

Q. 기자간담회에서 박솔미 배우에게 아이를 맡긴 적이 있다고 언급하셨었는데 뒷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제가 예능 병에 걸렸다.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어서 너무 TMI로 이야기했다. 육아카페 분들은 오죽했으면 맡겼을까,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 하고 공감해주셨다. (웃음). 
박솔미 배우에게는 미안해서 이야기했더니 오히려 너무 좋다고 해줬다. 아이를 맡아줘서 정말 고마웠다. 

Q. 오동민 배우가 연기한 남편 우석 캐릭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보시는 분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저 정도만 돼도 좋겠다"라든지 "우리 남편은 더 심했다"고 말하는 분도 있었다. 오동민 배우는 촬영하면서 “정말 이렇게 해도 되나?”고 걱정 아닌 걱정을 했다. 그래서 저는 “이 정도면 너무 괜찮은 남편”이라고 말해줬다. 그래도 너무 걱정하길래 "요즘 부부 예능 보면 더 심한 사람 많으니까 괜찮다"고 해줬다.

우석이 답답한 부분은 있지만 악역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처음 아이를 키워보는 처지라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잘 모르는 상태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 제 남편도 지금은 저의 편을 더 들어주고 가족이 우선이다.

극 중에서는 어차피 말을 해도 모를 거고 대화가 아닌 싸움이 되기 때문에 계속 많이 참는다. 저는 그 부분을 굉장히 공감했다. 답답한 현실 부부의 모습인 거다.

▲박하선 배우. ⓒ더쿱디스트리뷰션
▲박하선 배우. ⓒ더쿱디스트리뷰션

Q.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원동력은 육아다. 육아만큼 힘든 것은 없다. 20대에는 일이 힘들었는데 30대에는 일이 제일 쉽고 재미있어졌다. 육아 덕분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많이 벌어놔야 한다. 앞일을 모르는 비정규직이라 일단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 몸이 부서져라 일해야 하는 타이밍이다. 그런 불안함도 원동력이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예능 일이 소중한 게 전에는 일이 끝나면 여행가는 게 취미였다. 결혼하고 애가 있다보니 그걸 못해 답답한 부분이 있었는데 일로 여행하니까 좋다.

남편도 오토바이나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예능을 찾고 있다. (웃음).

Q. 끝으로 관객분들께 이 영화를 극장에서 꼭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이 영화 '첫번째 아이'를 꼭 한번이라도 찾아봐 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시사회를 어머님들 위주로 초대했는데 남편분들도 함께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김가연 선배도 임요환 씨와 같이 참석했는데 “내가 이렇게 힘들었어!” 하고 보여주러 왔다고 했다. 서로 그렇게 알게 되면 좋지 않을까 한다.

미혼인 친구들도 모르는 부분을 알게 됐다고 굉장히 좋아하더라. 여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가족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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