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젤차의 필수품인 '요소수'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물류 대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바닥난 요소수로 일 평균 주행거리긴 화물차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은 요소수 주입 모습. ⓒKBS뉴스 캡처
▲최근 디젤차의 필수품인 '요소수'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물류 대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바닥난 요소수로 일 평균 주행거리긴 화물차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은 요소수 주입 모습. ⓒKBS뉴스 캡처

- 요소수 사재기 극성…10ℓ당 9,000원→최대 5만원 '껑충'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최근 디젤차의 필수품인 '요소수'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물류 대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바닥난 요소수로 일 평균 주행거리가 긴 화물차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화물차는 택배업 등 물류 운송업자들이 대부분이어서, 요소수 부족이 또 다른 택배대란으로 이어지진 않을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더욱이 택배업 종사자들에게 요소수 부족현상은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당장 정부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달 15일부터 수출화물표지(CIQ) 의무화 제도를 시행하며 사실상 요소수 제조에 필수인 요소 수출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장거리 주행이 주 업무인 화물차 약 171만대가 요소수가 없어 발이 묶일 위기에 처했다.  

요소수는 디젤차에 탑재된 시스템에 쓰이는 제품이다. 디젤 차량에서 배출되는 까만 매연인 질소산화물(NOx)을 질소와 물로 분해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쉽게 말해 디젤 화물차는 요소수가 없으면 시동조차 걸리지 않는다.

2015년 유럽의 최신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6'가 국내 도입되면서 요소수는 디젤차 필수품이 됐기 때문이다. 

롯데정밀화학·KG케미칼 등 국내 업체들은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뽑아내는 요소(암모니아)를 수입해 증류수를 섞어 만든다. 이들 업체의 요수 수입의 97%는 중국산이다. 

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362만대의 디젤 화물차 중 2015년 이후 등록된 차는 171만대다. 즉 171만대가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인한 피해는 심각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전력난이 심해지면서 지난달부터 자국 요소 제품에 대한 수출 검사를 강화하면서 요소 해외수출을 금지했다. 

화학비료 등에 필수 성분인 요소를 국가 식량안보와 관련된 특수 상품으로 인식해, 공급 확보와 가격 안정을 위해 수출 제한에 나선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은 택배대란, 더 나아가 물류 대란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장거리 화물차들은 사용 과정에서 요소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업계에선 짧게는 1일, 길게는 3일에 한 번 꼴로 요소수를 주입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가격이 '50%' 이상 급등하는 등 주유비보다 더 비싸지면서 화물 차주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현재 10ℓ당 9,000원~1만원하던 요소수 가격은 최근 열흘 사이 1만5,000원~1만6,000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심지어 온라인에는 요소수 10ℓ를 5만원 이상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구하기 힘들어지자 사재기, 불법 거래 등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주유업계는 그간 비축해뒀던 요소수가 조만간 동 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일부 주유소선 비축해뒀던 재고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화물차, 대형트럭들은 일주일에 1~2번 요소수를 채워야하기에 이마저도 조만간 동 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기도 쉽지 않다. 요소를 생산하는 국가는 중국 외에도 러시아·일본·인도네시아(인니) 정도인데, 인니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정부에서 수출을 막았고, 일본은 생산량보다 자국 내 소비량이 많아 수출이 불가능하다.

그나마 러시아가 수출 상대국으로 적임인데, 지금 주문하면 내년 초에 공급되기에 수개월 공백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러시아와 한국 간 거리도 만만치 않아 만약 들여온다 해도 장거리 물류비용 추가도 감수해야 한다.

최종 소비자인 화물차 기사는 러시아산 요소수 가격이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요소수 품귀현상의 해결책으로 중국 수출조치 제한 완화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 기간은 내년 초 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최근 중국은 정부가 요소 수출을 막고 난 이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중국 정저우상품교역소에 따르면 요소 선물 가격은 연중 최고가인 3,313위안(약 61만원)까지 급등하다 수출금지 이후 이달 1일 기준 2,345위안(약 43만원)까지 내려갔다. 최고점 대비 29% 하락한 것이다. 다만 업계에선 중국의 수출 규제 완화는 내년 초까진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소수 가격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연초 1,800위안(약 33만원)보단 비싸기에 아직까지 중국 내수시장이 안정적이라 단정짓긴 곤란하다"며 "요소수 가격 하락뿐만 아니라 중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정적 기반이 마련돼야 중국 정부가 수출규제 완화를 검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완화하기 까지 내년 초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이 기간 동안 정부는 비단 중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등 다양한 (요소) 수입 경로를 확보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요소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 요소 수출검사 진행 간소화 등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중국산 요소 수입이 어려워지면 러시아 등 여타 국가를 대상으로 요소 수입선 다변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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