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박경일 대표.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 박경일 대표. ⓒSK에코플랜트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SK그룹의 투자전략과 인수합병(M&A) 전문가인 박경일 사업총괄이 지난 28일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 대표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IPO)와 친환경·신에너지 사업 확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박 대표는 1994년 SK신세기통신 재무관리실에 입사했다. 2002년부터 SK텔레콤 경영기획팀장, 전략기획실장으로 일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SK주식회사 프로덕트 매니저(PM) 전략실장, 소셜밸류(SV) 추진담당을 맡았으며, 올해 1월 SK에코플랜트 사업운영총괄부로 부임했다. PM은 모든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직무로 재무관리도 포함되며, SV는 SK그룹에서 ESG 관련 업무 전반을 관장하는 조직을 말한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부터 친환경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왔다. 6월과 7월에는 약 6,200억원을 투자해 폐기물 업체 7곳을 인수하고 건설 폐기물과 의료폐기물 처리 사업도 나섰다. 앞으로 3년간 친환경 신사업을 위해 3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박 대표는 IPO를 위한 재무구조 개선과 사명 변경 이후 친환경 기업으로 산업폐수 처리, 리사이클링 등 진출을 목적으로 선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번 박 대표 선임이 SK에코플랜트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재무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커진 만큼 적기에 필요한 선택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SK에코플랜트가 검토 중인 플랜트부문 부분 매각 추진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SK에코플랜트의 플랜트 사업 부문 구조조정 단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한다. SK에코플랜트의 플랜트 사업 부문 매출이 감소세를 겪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 SK에코플랜트의 플랜트 사업 부문 매출은 2019년부터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플랜트 부문 매출은 ▲2019년 4조8,000억원 ▲2020년 4조6,9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엔 1조8,95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2조3,568억원) 보다 4,611억원 줄었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친환경 사업이 건설사의 핵심분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근 SK에코플랜트의 과감한 투자와 인사 등의 방향성은 맞다고 본다”면서 “신사업 중 친환경 부분은 특히 성공모델이 없고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재무·투자전략가를 통해 안정적 정착을 모색하기 위한 포석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실장은 “구조조정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데 당장의 변화를 꽤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사업환경이 달라져 2016년 단행됐던 플랜트 부문 U사업부 매각 당시와는 차이가 클 것이고 충분한 내부 의사결정이 필요한 만큼 인력 조정 시점까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사 관계자도 “통상 건설사의 경우 시공, 영업 등 전문가가 대표를 맡는데 재무통 대표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내실을 다지기 위해 선임된다”면서 “이번 SK에코플랜트 인사는 사명 변경과 함께 IPO와 플랜트 매각을 염두에 둔 만큼 확실한 전문가를 통해 틀을 갖추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또 이 관계자는 “최근 SK에코플랜트가 국내 주택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M&A 전문가 대표 선임을 통해 플랜트 사업 부문 매각으로 친환경 사업에 더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은 있겠으나 쉬운 결정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친환경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하기 위해 플랜트 사업 부문 매각을 검토 중”이라며 “세부적인 사항은 연말이나 내년 초쯤 진행될 이사회를 통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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