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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기획] 페퍼저축은행, 차주 정보 ‘불법’ 금전거래 논란
  • 전근홍 기자
  • 승인 2021.04.12 08: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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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 법정 최고금리 20%로 인하

- “음성화된 차주정보, 불법거래 시장 형성 가능성 높아”

- “금융당국 검사 필요”

[SRT(에스알 타임스)타임스 전근홍 기자] 정부가 법정 최고금리를 24%에서 20%로 낮추기로 하면서 저축은행과 위촉계약을 맺은 대출모집인이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대부업체에 차주 신용정보의 불법 금전거래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리인하로 수익 하락을 걱정하는 대부업체에 '제휴'를 명분으로 밝히고 차주정보를 넘길 경우 수수료 지급을 약속하면서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업체에서 차주 신용정보를 사들이고 위촉계약을 맺은 저축은행을 거쳐 타 금융사로 정보를 넘기고 있는 셈인데, 1사 전속 의무 위반 등에 대해 금융당국이 실태조차 파악치 못하는 동안 관리의무가 있는 저축은행과 계약관계에 있는 대출모집법인은 모집인의 개인일탈로 몰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페퍼저축은행과 위촉계약을 맺은 대출모집법인 ‘피더블유에프에스’ 소속 모집인이 보내온 차주 정보 불법 금전거래 제안 문자와 소속관계를 나타낸 명함.

◆ “3.3% 소득세 공제 후 수수료 지급”

“차주 정보 제휴해주면, 3.3% 소득세 공제 후 최대 1.6% 수수료 지급해 주겠다. 페퍼저축은행을 통해 받게 되는 수고비 명목을 제외하고 전액 줄 수 있으니 잘 부탁한다.”

페퍼저축은행과 위촉계약을 맺은 ‘피더블유에프에스’ 대출모집법인 소속 모집인과 기자가 나눈 대화의 일부다.

지난 8일,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한 대부업체 관계자로부터 차주정보 불법거래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 기자가 문의하니 페퍼저축은행과 위촉 계약을 맺은 모집인은 “소속된 페퍼저축은행 이외에 상품 조건에 따라 타 금융사에서 대출이 실행될 경우 0.5~1.6%의 수수료를 지급해 줄 수 있다”는 설명을 이어갔다.

1사 전속 의무에 따라 페퍼저축은행의 담보 대출 상품을 취급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모집인은 타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일부 보험사의 수수료 취급표를 보여주며 유인했다.

해당모집인이 밝힌 취급 금융사는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OSB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키움예스저축은행 ▲키움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우리캐피탈 ▲애큐온캐피탈 ▲BNK캐피탈 ▲현대캐피탈 ▲푸본현대생명 등이다.

이에 대해 페퍼저축은행과 피더블유에프에스 대출모집법인 관계자는 “대출모집인모범규준을 준수하여 모집인 교육을 하고 있고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상응하는 징계가 내려질 것이며, 개인적 일탈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과 위촉계약을 맺은 대출모집법인 ‘피더블유에프에스’ 소속 모집인이 보여준 타 금융사 수수료 취급표. 페퍼저축은행에서 대출 실행이 안 될 경우 다른 금융사를 통해 대출 실행을 한 후 차주 신용정보 제공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속칭 ‘다단계 대출영업’…“1사 전속의무 위반”

현재 모든 금융사에 소속된 대출모집인은 1사 전속의무를 지고 있다. 1사 전속의무는 대출모집인이 금융사 한 곳과 협약을 맺고 해당 금융사의 대출상품만 팔 수 있도록 한 규제를 말한다. 대출모집인이 수수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소비자에게 불리한 상품을 추천하는 행태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 달 25일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에는 대부중개업자, 리스·할부금융 모집인은 1사 전속의무 규제 적용에서 제외됐지만 대출모집법인에 소속된 모집인은 위촉계약을 맺은 특정 금융사의 대출모집에만 관여해야 한다.

이러한 사정에도 영업을 위해 차주의 신용정보 불법거래를 제안하고 다수의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보험사 대출모집인에게 넘겨 대출을 실행해 ‘모집 수수료’ 나눠 갖는 ‘짬짬이’ 영업을 제안하는 것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수료를 나눠 갖는 행태를 적발하기 쉽지 않다”면서 “이런 영업을 하기 위해서 대출모집인 간 연합모임을 만들거나 소비자를 안심시키고자 별도 대부중개업체와 이중 계약관계를 맺고 모집인의 소속을 차주에게 속이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 “명백한 형사 처벌 대상”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상 정보를 제공한 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자필 서명을 통한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정보를 넘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중개업자가 아닌 자에게 금융상품체결 등을 중개하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있다”면서 “양벌 규정에 따라 저축은행과 계약관계에 있는 대출모집법인 역시 책임소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집인이 중개업체가 아닌 대부업체에 차주 정보의 불법 중개를 제안한 셈이며, 수수료 제공 등의 금전이익으로 유인한 만큼 형사 처벌 대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음성화 된 차주정보 거래…금융당국 검사 필요”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차주들은 큰 금액이 아닌 백만원 단위의 급전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고금리 인하로) 금융 접근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페퍼저축은행과 계약관계에 있는 대출모집법인의 영업행태는 개인일탈이 아닌 조직화된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소속된 금융사 이외에도 타 금융사로 대출이 실행될 경우 관련 수수료를 줄 수 있다는 리스트를 만들어 둔 것만 봐도 무리한 해석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는 대부업체와 과잉경쟁에 내몰린 대출모집인 간 입장이 맞아 떨어진 불법행위로, 추가 사례 파악을 위해 금융당국의 검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근홍 기자  jgh21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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