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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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예대율 100% 초과 ‘유일’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KB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예대율이 규제 마지노선인 1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율은 보유한 예금과 비교해 대출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로, 은행들의 과도한 대출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도입한 지표다. 예금보다 대출이 많아져 예대율이 100%가 넘으면 은행은 추가 대출을 제한받게 된다.

예대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분자인 대출을 줄이거나 분모인 예금을 늘리면 된다. 예금으로 모인 자금을 모두 대출로 풀지 않고 고유동성 유가증권 등 자산으로 갖고 있으면 예대율이 낮아진다. 국민은행 입장에선 하반기까지 예정된 예대율 규제 완화에 발맞춰 대출 규모를 줄이는 방식을 취하기로 했지만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 기미가 잦아들지 않아 대출 수요가 쉽사리 줄어들지 않는데다 예수금 확보도 녹록치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6일 각 은행 실적발표 자료를 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가운데 국민은행만 유일하게 예대율 100%를 넘겼다.

국민은행 예대율은 100.4%로 집계됐다. 하나은행(99.4%), 우리은행(99.2%), 신한은행( 97.4%), 농협은행(90.45%)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관련 규제를 다소 느슨하게 시행하고 있다. 은행들이 5%포인트 이내 범위에서 예대율을 위반해도 경영개선계획 제출 요구 등의 제재를 받지 않도록 유예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예대율 가중치를 기존 100%에서 85%로 하향 조정해주고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시적 조치다. 금융당국은 예대율 규제 완화 기한을 오는 12월까지로 못 박아 둔 상태다.

규제 완화가 시작된 이후 국민은행 예대율은 지난해 9월 말 99.9%를 제외하고 모든 분기 말 100%를 상회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확보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대출을 크게 확대했기 때문이다.

예대율의 규제 수준을 맞추기 위해선 분모인 예금규모를 늘리거나 분자인 대출규모를 축소하면 된다. 국민은행의 핵심예금을 보면 상반기 166.5조원으로 직전 분기(162.1조원) 보다 2.7% 증가세를 보이고 있긴 하다. 저축성 예금 역시 140.4조원으로 3개월 전(139.3조원) 0.8% 늘었다.

시중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돈을 묶어두는 대신 새로운 투자처를 찾으려 하는 수요가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에 자금이탈(머니무브)은 언제든지 가능하단 점에서 예수금 확대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와 함께 투자수요가 대출로 이어질 경우 은행 입장에서 대출규모 자체를 급격히 줄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국민은행의 여신성장률은 9.9%로 12년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화대출금 추이를 보면 2019년 269조원에서 지난해 295.5조원으로 10%(26.5조원) 가량 증가했으며, 올해 6월 301.5조원으로 2%(6조원) 이상 늘었다. 일부 공모주 청약을 위한 수요가 몰리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시적인 예대율 규제 완화 조치가 끝날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 대출에 대한 속도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가 신용경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여신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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