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영업점 창구. ⓒKBS뉴스화면 캡쳐
▲시중은행 영업점 창구. ⓒKBS뉴스화면 캡쳐

- 우리은행, 3년간 3,000명 감축 계획

- 인터넷전문은행·빅테크와 무한경쟁…“영업점 위주 조직축소 필수적”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시중은행에 인력 감축 칼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코로나19에도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자산가격을 끌어올렸고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대출이 늘면서 은행들 이자수익은 늘었단 평가지만 비대면 서비스 확대와 업무의 디지털전환(DT)에 따른 오프라인 영업점 축소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달 30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은 만 56세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직원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명예퇴직 신청자 수가 370명이었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특별퇴직금 지급 조건이 좋아 그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으로 은행권이 추진하는 인력 감축의 특징은 55세 전후 행원들이 짐을 싸야 한단 것이다. 대다수 은행은 56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 임금피크제 이후 은퇴까지 받게 될 급여와 명퇴로 받게 될 특별퇴직금 사이에서 연차가 높은 행원들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이달과 내년 1월 안으로 명예퇴직·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1만4000명가량인 임직원을 2022년까지 1만3000명 수준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규 채용하는 인원을 평상시(최근 3년간 2000명)처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기존 인력 중 약 3000명을 줄여야 하는 셈이다.

국민은행도 지난해부터 인사제도 TF를 출범하고 인력감축을 포함 인사 관련 전반적인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명예퇴직으로 짐을 싼 임직원은 462명이었다. 이외에 지난해 하나은행 369명, 신한은행 250명도 명예퇴직으로 떠났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란 전망이다. 비대면 금융이 대세가 됐고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이 급부상하면서 기존 은행들은 고비용 구조를 개선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단 것이다.

실제 은행들의 경영 효율성 지표 중 하나인 영업이익 경비율(CIR)을 보면 ▲신한은행 44.2% ▲KB국민은행 48.6% ▲하나은행 43.7% ▲우리은행 53.7%로 등이다. CIR은 영업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데 판매비와 관리비의 50~60%가 인건비로 든다. 인건비를 줄여야 경영효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권의 전 세계적 뉴노멀(New Normal)은 디지털화로 볼 수 있다”면서 “영업점을 내방하는 고객보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거래이체 등을 시도하는 빈도수가 현저히 늘어난 것은 이미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들이) 향후 3년 간 빠르게 인력 감축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노조가 업무가 과중하단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노사갈등의 진통을 겪지 않는 선에서 연착륙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은행이 점포를 줄이고 통폐합을 진행하는 것도 비대면 시대에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인데, 은행들마다 지난해 말에 비해 판관비 포지션을 작게는 2.3%~7.5% 포인트 줄였고 이는 점포 수와 사람 수가 빠르게 감소한 데서 비롯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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