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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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 제재 강화로 韓반도체, 불확실성↑

- 파운드리 물량 이전 효과…일부 ‘반사이익’ 예상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미국이 화웨이에 이어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에 대해서도 제재 수위를 넓히면서, 국내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단기적으론 호재란 분석도 있지만, 반도체의 수요·공급이 산업 전반에 얽혀있어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자국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가 중국 SMIC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수출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SMIC가 생산하는 반도체가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같은 제재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MIC는 지난 27일 공식 성명을 통해 "이같은 정보를 공식적으로 전달받지 못했다"며 “SMIC는 반도체를 민간 및 상업 목적으로만 제공하며, 중국 군대와는 상관 없다”고 반박했다.

SMIC는 중국 내에서 최대 규모의 파운드리 업체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4.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대만의 TSMC(53.7%)와 삼성전자(17.4%)에 비하면 크게 뒤처지는 수준이다.

기술력 측면에서도 선두권과 격차가 있다. SMIC는 이제 막 14나노미터 제품 양산을 시작한 단계다. TSMC와 삼성전자는 7나노미터 이하 제품을 생산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격차가 약 2~3년 이상 벌어져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이 SMIC를 겨냥한 이유는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선 장비, 소재 등을 미국에서 수입하는 SMIC의 공급선이 막히면서, SMIC의 최대 고객사인 화웨이가 타격을 입게 된다. 또 중국 반도체 산업 자체를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한편, 미국의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으나, 반도체 산업 특성상 공급 가치사슬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우선 SK하이닉스의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중국 우시 8인치(200㎜) 파운드리 공장을 연내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SMIC의 고객사들이 이탈하고, 이로인해 SK하이닉스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다만 화웨이의 경우 SK하이닉스 매출의 약 12%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중 하나다. SK하이닉스는 이 부분을 충당하기 우해 공급처 다변화가 급선무인 상황이다.

삼성전자도 SMIC와 경쟁 관계라는 점에서 퀄컴과 브로드컴 등 파운드리 고객사의 공급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SMIC가 기술 격차가 있다는 점에서 물량 이전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또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와 경쟁 구도에 있어 단기적으론 수혜가 예상된다.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진 화웨이가 스마트폰 시장 경쟁력이 약해지고, 삼성전자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화웨이는 현재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3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뒤이은 에릭슨, 노키아, 삼성전자와 기술격차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수급 문제로 화웨이가 통신장비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 몫이 삼성전자에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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