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건설사 1분기 수주액 및 수주잔고(*GS건설은 추정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5대 건설사 1분기 수주액 및 수주잔고(*GS건설은 추정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현대건설, 해외 수주 호조로 전년보다 242% 늘어

- 대림산업·대우건설은 수주액 감소

- 코로나19로 해외공사지연은 불안 요소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코로나19(우한 바이러스) 충격에도 주요 건설사들의 총 수주액은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해외에서 실적 증가가 수주 규모를 견인했는데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는 2분기부터는 수주 실적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5대 대형건설사의 1분기 수주액은 총 17조2,6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조2,180억 원보다 69.0% 늘어난 수치다.

5대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곳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분기 2조9,040억 원을 수주하는데 그쳤지만 올해 9조9,310억 원치 일감을 따내면서 증가율이 무려 242.0%를 기록했다. 순수 금액만으로도 5대 건설사 중 가장 많았다.

이같은 급증에는 해외에서 수주 계약이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1분기 2,570억 원이던 규모가 올해는 6조480억 원으로 대폭 커졌다. 이에 따라 해외 신규 수주 비율도 8.9%에서 60.9%로 늘었다.

현대건설이 수주한 해외 공사는 1조2,000억 원 규모의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 PLOT 3,4 공사, 3조3,000억 원 규모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 등 대형 프로젝트를 비롯해 알제리 복합화력 발전소(약 6,740억 원), 싱가포르 풍골 스포츠센터(약 1,900억 원) 등이다.

1분기 호실적을 보이면서 현대건설은 올해 목표치인 25조1,000억 원의 39.6%를 일찌감치 달성하게 됐다. 수주잔고도 62조2,330억 원으로 늘어 3.7년 치 일감을 확보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2조6,150억 원을 신규 수주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121.4% 증가했다. 삼성물산도 해외에서 수주가 크게 늘었다.

1조1,650억 원 규모인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Fujairah) F3 복합발전 공사를 비롯해 1,870억 원 규모 베트남 하노이 R&D 센터 등 해외에서만 1조7,390억 원을 따냈다. 국내에서는 7,000억 원 규모 평택 반도체 2기 공사가 대표적이다.

삼성물산의 올해 수주 목표치는 11조1,000억 원으로 1분기까지 23.6% 달성률을 보이고 있다. 수주잔고는 27조840억 원이다.

GS건설도 지난해보다 수주 규모가 늘었다. 올 1분기 수주액은 2조2,6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올해 목표치 대비 달성률은 19.7%로 나타났다.

GS건설의 경우 해외보다 국내 수주액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1분기 수주액 중 국내는 2조1,290억 원, 해외는 1,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수주 프로젝트는 울산서부동공동주택사업(5,330억 원), 광명12R주택재개발정비사업(3,930억 원), 신영통센트럴자이(2,490억 원) 등이다.

GS건설의 경우 수주잔고를 공시하지 않아 지난해 수주잔고에서 올해 매출액을 빼고 신규 수주를 더하는 방식으로 추정했다. 추정된 1분기 수주잔고는 44조810억 원이다.

반면,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의 수주상황은 전년보다 저조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1분기보다 27.0% 줄어든 9,500억 원을 신규 수주했다. 5대 건설사 중 분기 수주액이 1조 원을 넘지 못한 곳은 대림산업이 유일했다. 올해 수주 목표치인 10조9,000억 원 중 8.7%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신규수주 중 주택(6,110억 원)·토목(3,230억 원)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수주잔고는 20조6,230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우건설은 올 1분기 1조5,030억 원을 수주했다. 지난해 1분기 3조4,570억 원을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대우건설은 코로나19로 인한 유가하락 등으로 예정돼 있던 해외 프로젝트들이 연기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목표 대비 달성률은 11.7%이며 수주잔고는 32조4,640억 원이다.

수주 실적을 견인했던 해외 수주는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월 56억 달러에 달하던 해외 수주 규모는 ▲2월 37억 달러 ▲3월 18억 달러 ▲4월 17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불안정한 유가상황과 중단된 공사도 불안요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건설 이슈와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102개 건설업체 중 23.5%가 현지 정부의 지시로 공사를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축소 운영하는 곳은 12.7%였다.

또한 건설 사업을 수행 중인 기업들은 ▲입국 제한 등으로 인한 한국인 파견 어려움 29% ▲발주국의 행정 조치에 따른 현장의 축소 운영 21% ▲현지 국가의 봉쇄 조치에 따른 현장 폐쇄 21% 등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평가했다.

건산연은 제재 완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과 더불어 팬데믹 가이드라인, 코로나 종식 이후 시장 진출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진출 기업은 향후 시장 변화에 대비한 모니터링과 사업 수행을 위한 조달 체계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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