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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장기화에 국내 투자 운용 한계

-보수적 자산운용 방식 변화 필요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생명‧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급감했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영업에서 난 손실을 알짜 채권 처분 등의 비경상적 이익을 확대해 그나마 급한 불을 꺼 손익을 맞춰가는 중이다.

보험사는 운용자산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한다. 글로벌 저금리 기조로 채권평가이익이 확대됐지만 장기채권에 투자 경향이 큰 보험사 입장에선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까지 벌어지는 등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장래 수익성 증대를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금리가 하락할수록 과거 생보사가 판매했던 확정고금리 상품에서 역마진이 커지는 만큼 업권 전반의 영업이익구조 안정화에 고심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보험사들은 대규모 채권 매각이익을통해 운용자산이익률 상승으로 인한 부진한 영업실적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별로 보면 올 상반기 삼성생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운용자산이익률이 0.1%포인트 오른 3.5%를 기록해 1,910억 원의 투자손익을 달성했다. 부동산매각 이익과 부동산형 수익증권 배당수익 증가 등 일회성 효과에 따른 것이다.

교보생명의 상반기 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해보다 0.23%포인트 오른 4.05%로 나타났다. 이들의 경우 올해 상반기 채권 매각 이익은 2,000억 원에 밑돈다. 신한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37%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0.07%포인트 상승했다. 이들은 올해 상반기 자산매각과 채권 매매로 282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현대해상도 대규모 채권 매각이익을 거둬 부진한 영업이익을 상쇄한 것으로 조사됐다. 운용자산이익률은 3.8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포인트 올랐다. 투자이익 3563억원 가운데 채권 처분 이익은 841억 원이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운용자산이익률은 5%로 지난해(4.62%) 보다 0.38%포인트 높아졌다. 이들의 채권처분이익으로 인한 투자 영업이익은 1,190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장기간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보험사의 채권 투자이익이 하락 할 수 있단 것이다.

보험사는 통상 시중금리에 따라 보유채권을 매도가능증권과 만기보유증권으로 회계처리한다. 일단 금리가 내리면 채권평가이익 늘어난다. 반대로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떨어지고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이 같은 이유로 자산전략을 수정하면서 채권매입과 처분을 통해 일회성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가 금융자산 계정 재분류를 바꾸면 3년간 변경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어 금리가 변동에 따른 즉각 대응이 어렵다.

더욱이 해외 채권 시장에 눈을 돌리기에도 규제에 따른 제약과 환율상승으로 인한 환헤지 비용 증가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사의 해외 투자 비중 상한선(총 자산의 30%)을 폐지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은 정부 입법으로 발의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대다수의 보험사가 상반기 부진을 보유채권 처분 등의 비경상적 이익 실현으로 메웠다”면서 “채권의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장기화 될 경우 보수적 채권투자 운용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영업이익 확대를 위한 전략적 고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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