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CXO연구소 조사결과…작년 119명→올해 122.5명
[SRT(에스알 타임스) 이정우 기자] 최근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드라마가 화제인 가운데, 국내 100대 기업 다니는 일반 직원이 임원이 될 확률은 1%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해는 작년보다 임원 문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0대 기업 직원 119명당 1명꼴로 임원으로 활약했다면, 올해는 122.5명당 1명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 100대 기업 직원의 임원 승진 가능성 분석’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2024년 별도 기준)을 대상으로 직원과 임원수를 비교 조사했다. 조사 대상 임원은 사내 및 사외이사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임원(이하 임원)으로 한정해 이뤄졌다. 전체 직원 수는 반기보고서에 명시된 인원을 기준으로 했으며, 직원에는 미등기임원도 포함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86만 1,07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간 파악된 84만 9,406명보다 1만 1670명(1.4%↑) 늘어났다. 이와 달리 미등기임원은 작년 7135명에서 올해 7028명으로 감소했다. 1년 새 임원 자리는 107곳(1.5%↓) 사라졌다. 직원은 늘고 임원 자리는 줄다 보니 올해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중 임원은 올해 122.5대 1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100대 기업 임원 1명 당 직원 수는 2011년 105.2명→2015년 106.8명→2018년 124.5명→2019년 128.3명→2020년 128.8명→2021년 131.7명→2022년 120.9명→2023년 119.8명→2024년 119명으로 변동됐다. 올해는 지난 2023년 이후 다시 120명대로 높아졌다.
올해 100대 기업 직원 중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0.82%인 것으로 파악됐다. 2011년 100대 기업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0.95% 정도였다. 이후 2015년 (0.94%)→2018년(0.8%)→2019년(0.78%)→2020년(0.78%)→2021년(0.76%)까지 내려갔다. 그러다가 2022년(0.82%)에 다시 0.8%대 수준을 보였고, 2023년(0.83%)과 2024년(0.84%)에도 0.8%대 수준을 보였다.
재계를 대표하는 주요 4대 기업의 임원 1명당 직원 수도 달랐다. 미등기임원이 많은 기업 순으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작년 110.3명→올해 117명) ▲현대자동차(143명→151.6명) ▲LG전자(116.1명→116.2명) ▲SK하이닉스(163.9명→165.6명)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4대 기업 모두 올해 임원으로 진입하는 문턱이 지난해 대비 모두 소폭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증권업계가 임원 1인당 직원 수 38.9명으로 승진 확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무역(53.7명), 보험(75.8명), 석유화학(76.1명), 식품(97.3명), 건설(98.1명) 업종의 임원 승진 확률이 1%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유통은 임원 1인당 직원이 330.5명으로 특히 높았는데, 유통업 특성상 매장 직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국내 대기업 임원의 평균 재임 기간은 2년 남짓에 불과하고 시간이 갈수록 세대교체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드라마 속 김낙수 부장을 50대 중반 직장인으로 가정하면, 실제 현실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더라도 3년 내 퇴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오 소장은 “앞으로 정년 65세 연장이 현실로 이어지면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과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 임원 자리를 지금보다 더 축소하고, 핵심 직무 중심의 인력구조 재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일반 직원도 임원 승진 경쟁보다는 전문 분야 역량을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중장기 생존 전략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