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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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김남규 기자] 정부가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산업 경쟁력의 근본적 체질 개선에 나선다. 철강산업 고도화와 석유화학산업 구조재편을 동시에 추진하며, 업계에 “연말까지가 골든타임”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한미 간 관세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이제는 주력산업의 근본 경쟁력을 키워 대외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으로 대미 수출 부진(1~10월 △8.0%)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전체 수출은 3분기 이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기업들이 불굴의 저력으로 선방해 정부 협상에도 힘을 보탰다”며 “이제 정부도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화답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먼저 고율관세 피해를 입은 철강업계를 대상으로 5,7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새로 편성한다. 기존 이차보전사업과 긴급저리융자에 더해, 4,000억원 규모의 ‘수출공급망 강화보증’을 신설해 피해 기업의 수출 기반을 뒷받침한다. 또 덤핑방지관세를 보세구역·제3국 경유 제품까지 확대해 저가 철강재의 국내 유입을 차단할 방침이다.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확대된다. 정부는 올해 안에 ‘특수탄소강 R&D 로드맵’을 확정하고, 2030년까지 10개 핵심 특수강 분야에 2,000억원을 투입한다. 수소환원제철 실증과 철강 특화 AI 모델 개발 등 고부가·저탄소 전환 기술도 병행한다. 범용 철근 중심의 설비규모 조정 지원을 병행해 공급과잉 리스크에도 선제 대응할 계획이다.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재편은 ‘속도전’이 강조됐다. 지난 8월 업계 자율협약 체결 이후 일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전되고, 9월 금융권 공동협약으로 지원 틀도 마련됐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곳이 많다는 지적이다.

구 부총리는 “연말까지가 골든타임이며, 업계가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정부와 금융기관도 조력자로 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배가 기울 때 자기 짐만 지키려다 침몰을 막지 못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며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타당성 있는 사업재편에는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체계의 비효율성도 개선한다. 현재 분산 운영 중인 ‘기업마당’과 ‘중소벤처24’ 플랫폼을 통합해 2026년부터 ‘중소기업 통합지원 플랫폼’을 운영, 기업이 수요자 중심으로 정보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석유화학산업 구조재편 추진현황 및 계획’,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 ‘중소기업 지원체계 개선방안’이 함께 논의됐다. 정부는 산업별 지원책을 연내 확정하고, 내년도 예산과 연계해 실행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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