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전지선 기자] SK스퀘어가 이커머스 자회사 11번가를 또 다른 자회사인 SK플래닛으로 이관한다. 이를 통해 11번가는 SK스퀘어 직속 자회사에서 SK플래닛 산하의 100% 자회사, 즉 SK스퀘어의 ‘손자회사’로 편제된다.
29일 SK스퀘어는 11번가 경영권 지분 100%를 약 6,607억원 규모로 SK플래닛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SK플래닛이 11번가 지분을 전량 보유하게 되며, 지배구조는 ‘SK스퀘어 → SK플래닛 → 11번가’ 형태로 단순화된다. 기존에는 SK스퀘어가 SK플래닛·11번가를 각각 자회사로 두고 있었다.
이번 개편은 SK플래닛의 ‘OK캐쉬백’과 11번가의 이커머스 플랫폼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플래닛은 11번가를 활용해 OK캐쉬백 포인트 적립·사용처를 크게 넓히고, 간편결제 서비스 11pay와의 결합으로 ‘결제→포인트→커머스’ 통합 경험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11번가 기프티콘 사업과 OK캐쉬백 앱 내 커머스 노출을 연계해 마케팅 역량을 끌어올리는 전략도 검토 중이다.
11번가는 향후 AI 기반 개인화 커머스로 진화를 목표로 한다. 고객의 구매 맥락·선호 정보·상품 소비 패턴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컨텍스트 커머스’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기존에 축적한 AI·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합해 콘텐츠 추천, 큐레이션, 검색 등에서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SK플래닛은 이번 거래에 따라 11번가 기존 재무적투자자(FI) 측에 지분 인수 대금 총 4,673억원을 연내 일시 지급할 예정이다. FI는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보유 지분을 전량 SK플래닛에 넘기게 되며, 이로써 과거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SK플래닛의 인수 자금은 SK스퀘어의 증자분과 SK플래닛 자체 재원을 통해 마련된다.
아울러 SK스퀘어는 스파크플러스(공유오피스), 해긴(게임), 코빗(가상자산 거래소) 등 일부 포트폴리오 기업 지분을 SK플래닛 산하로 단계적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사업군을 통합해 그룹 내 디지털·커머스 축을 재정비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SK스퀘어·SK플래닛·11번가는 공동 입장에서 “이번 자회사 재편은 각사 성장 전략과 이해관계자 가치를 함께 높일 수 있는 최적의 구조”라며 “양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커머스·마일리지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