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전자 얼마만이야”…삼성전자, 하반기 추가 모멘텀은

HBM 점유율 반등 기대…‘10만전자’ 재도약 시동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삼성전자가 1년 만에 주가 8만원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11월 15일 4만원대까지 추락했던 주가가 반도체 업황 개선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통과에 따른 HBM(고대역폭메모리) 출하가 본격화될 전망도 나오면서,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실적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8만원선을 회복했다. 지난해 7월 8만8,800원 고점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1년 1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른다. 이는 지난 2분기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이 4,000억원에 그치며 전체 영업이익 4조7,000억원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반기에는 HBM 출하량이 급증하면서 D램 부문 수익성이 개선되고, 파운드리 적자도 가동률 회복으로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HBM 관련 긍정적 소식이 이어지며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8만원대에서 10만원대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62%, 마이크론 21%, 삼성전자 17%였다. 삼성전자는 중국 수요 위축과 엔비디아 인증 지연으로 부진했지만, 하반기에는 출하량이 상반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의 HBM3E 12단 제품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공급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2월 제품 개발에 성공한 지 19개월 만이다. 그간 AMD와 브로드컴에만 HBM3E를 납품했지만, 엔비디아 공급선 확보는 의미가 크다. 현재 엔비디아에 공급되는 HBM3E의 75%를 SK하이닉스가 맡고 있어, 삼성전자가 물량을 확보할 경우 점유율 반등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HBM은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로, D램을 적층해 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들이 주요 고객사로 꼽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은 HBM 공급 확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HBM의 엔비디아 퀄테스트 통과는 기술력의 열위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이슈로 HBM4 통과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며 “샘플 공급 규모가 확대되면서 매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고, HBM 시장 점유율은 3분기 20.8%에서 내년에는 35.7%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3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5조원대, 전체 영업이익은 1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2022년 3분기(10조8,000억원) 이후 3년 만에 분기 10조원대를 회복하는 것이다. 4분기 영업이익도 10조원을 상회하며 증익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KB증권은 올해 삼성전자의 하반기 영업이익 2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 증가해, 2021년 이후 4년 만에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반 서버 메모리 수요가 기대치를 상회하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서버 D램과 eSSD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2018년 클라우드 성장기 이후 5년 주기의 서버 교체가 지연돼, 내년 하반기까지는 D램과 낸드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HBM과 범용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가 제한적인 상태에서 메모리 수요가 AI 데이터센터 중심에서 서버 D램, GDDR7, LPDDR5X, eSSD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며 "본격적인 이익 성장 궤도 진입으로 향후 메모리 가격 상승과 수급 개선의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