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프로젝트 지연 여파…하반기 수익성 회복 시험대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반도체 클린룸 전문기업 신성이엔지가 올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주력 사업인 클린환경 부문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단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본업의 성장 둔화가 뚜렷해, 해외 시장 확대가 향후 반등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성이엔지는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400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0% 증가했고,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상반기 누적 실적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상반기 전체 매출은 1,485억원으로 전년비 23% 감소했다.
특히 주력인 클린환경사업부문 매출은 상반기 1,1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2% 급감했다. 세부적으로는 제품 매출(FFU, EFU 등)이 434억원에 그치며 전년 801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공사(설치) 매출도 737억원으로 전년 916억원에서 20% 가까이 감소했다. 제품·설치 모두 위축되며 본업의 매출 기반이 크게 흔들린 셈이다.
회사는 2분기 흑자전환을 통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한다. 해외사업 집중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2분기 해외 매출은 전분기 대비 83% 늘어났고, 미국 내 반도체 팹 관련 프로젝트 본격화가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현재 신성이엔지는 미국, 동남아시아, 유럽 등 주요 지역에 지점 및 법인을 운영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해외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했다.
다만 미국발 관세 우려로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미국 관세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관세정책 시행 이전과 비교해 올해와 내년 국내 성장률은 각각 0.45%포인트, 0.60%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부터 반도체에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성이엔지는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수익성 확보가 가장 큰 과제라고 보고 있다”며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며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고, 매출은 하반기에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국내 생산·수출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 내 공장 설립에 대한 뚜렷한 계획은 없다”며 “내부 논의는 있으나 비용 부담이 크다고 판단해 현재는 고객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신성이엔지가 반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내외 반도체 대형 프로젝트와 신사업 확장이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연됐던 삼성전자 국내 반도체 팹 프로젝트가 하반기 재개될 예정”이라며 “평택4·5공장 투자가 본격화되면 클린룸 수주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용인 클러스터 역시 2027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클린룸 공사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수주를 거쳐 내년 하반기 이후 매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기회는 열려 있다. 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지만, 미국 내 공장을 짓는 기업에는 관세를 면제하겠다고 언급했다”며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주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지 건설 계획은 신성이엔지의 해외 수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외 정책적 지원도 힘을 보탠다. 정부는 2,000억 달러 규모 펀드를 조성해 미국 내 반도체·2차전지 투자 확대를 추진 중으로, 투자 시점이 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태양광 EPC 사업도 턴어라운드 요인으로 꼽힌다. 상반기에는 적자를 냈지만, 수주금액은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을 넘어섰고 하반기 설치 본격화에 따라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신성이엔지는 데이터센터와 연료전지 등 신사업에서도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향 공랭식 냉각 시스템에 이어 최근 데이터빈과 협력해 액침냉각 기술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국내외 레퍼런스를 확보할 경우 기업가치 제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전방 산업 프로젝트 지연이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이었으나, 최대 고객사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재개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하반기에는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맞춰 냉각 시스템과 공기 제어 기술을 활용해 협력사와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며, 최근 삼성SDS 수주에도 적용했다”며 “고객 다변화를 통해 성장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