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공의 성 라퓨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사의 알' 상영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제27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BIAF2025)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 '두근두근 아니메' 특별전을 개최한다.
28일 BIAF2025에 따르면 이번 특별전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세 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 '천공의 성 라퓨타'(1986), 그리고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천사의 알'(1985)을 오는 10월 26일 'BIAF 클래식' 섹션에서 연속 상영된다.
'천공의 성 라퓨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스튜디오 지브리 설립 후 처음으로 선보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모험과 판타지, 반전· 친환경 메시지를 결합한 작품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소녀 시타와 소년 파즈가 전설 속 비행 섬 라퓨타를 찾는 여정을 담았다. 군대와 해적, 그리고 라퓨타의 비밀이 얽힌 모험 속에서 두 주인공은 탐욕이 부른 파괴와 자연과 기술의 균형이라는 주제를 마주한다. 부드러운 작화와 상상력 넘치는 기계 및 도시 디자인,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어우러져 서사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특히 시타와 파즈의 우정과 연대는 작품의 따뜻한 중심축이 된다. 1986년 공개 이후 지금까지도 강렬한 메시지와 매혹적인 세계관으로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지난 6월 국내 재개봉했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다시 한번 이번 특별전을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독성으로 오염된 숲 부해, 거대 곤충 오무, 인류 최후의 병기 거신병이 공존하는 종말적 세계에서 바람계곡의 공주 나우시카는 전쟁을 막고 인간과 자연의 화해를 모색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무는 숲의 수호자로서 나우시카와 교감하며, 거신병은 과거 전쟁의 잔재이자 파괴의 상징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정교한 작화와 상징적 장면은 자연의 위대함과 위협을 동시에 보여주며, 나우시카의 헌신과 리더십은 환경과 평화의 가치를 강조해 오늘날에도 유효한 생태적 선언을 남기는 작품이다.

'천사의 알'은 2025년 칸클래식에서 새롭게 리마스터 공개된 버전으로 물에 잠긴 폐허 속, 소녀가 품에 안은 천사의 알을 지키며 살아가는 신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은 강렬한 이미지와 절제된 움직임, 모호한 대사로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아마노 요시타카의 몽환적이면서도 우아한 배경은 폐허와 고독의 세계를 깊이 있게 만들며, 빛과 그림자, 색채와 구조를 통해 감정을 시각적으로 증폭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