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슈퍼마켓 매대에 가득한 K라면 제품들. 올해 상반기 K라면 수출액은 첫 1조원을 돌파했다. ⓒ박현주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슈퍼마켓 매대에 가득한 K라면 제품들. 올해 상반기 K라면 수출액은 첫 1조원을 돌파했다. ⓒ박현주 기자

올해 상반기 K라면 수출액 첫 1조원 돌파…K라면 인기는 지속

삼양식품, 주가·해외실적 고공행진…'불닭' 모멘텀 여전

'K컬처·콘텐츠' 모멘텀 부상에…농심 '신라면'·오뚜기 '진라면' 날아오를 조짐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K라면 열풍'이 지속되면서 K라면 수출액이 올해 상반기 1조원을 첫 돌파했다. 이 같은 수출세를 이끈 국내 주요 K라면 3사라면 단연 삼양식품과 농심, 오뚜기가 꼽힌다. 

삼양식품의 경우 '붉닭면' 성장세가 실적과 주가에 크게 기여해 K라면 부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삼양식품 주식을 엔비디아에 빗대 '면비디아' '불닭반도체'라고 일컫기도 한다.

반면 농심과 오뚜기 주가는 큰 폭의 반등이 없는 상황이다. 이는 두 기업이 삼양식품과 달리 해외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서다. 다만 반등의 조짐은 보인다. 최근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주목받으면서 두 기업의 주력 상품도 해외 소비자로부터 눈길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과 오뚜기는 자사의 주력 라면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해외 소비자에게 어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30일 한국무역협회(KITA)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라면 수출액은 7억3,172만달러(약 1.2조원)로 전년동기 대비 약 24% 증가했다. K라면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이 1조원을 첫 돌파한 것이다. 매달마다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월별 수출 증가율이 최저 18.1% 최고 30.4% 늘었다.

​수출을 주도한 국내 K라면 업체라 하면 국내 K라면 3사로 삼양식품, 농심, 오뚜기로 좁혀진다.

​이 가운데 삼양식품은 해외매출에서 괄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적인 '불닭' 열풍에 삼양식품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삼양식품 주식을 엔비디아에 빗대 면비디아·불닭반도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 지기도 했다.

​삼양식품의 올해 초 대비 7월 말 종가기준 주가는 약 80%(약 60만원) 뛰었다. 올해 1월 2일 종가기준 삼양식품 주가 73만9,000원에서 7월 29일 종가기준 136만2,000원으로 85% 가까이 뛰었다.

​삼양식품 주가 반등 모멘텀으로 단연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지속하고 있는 '불닭'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이르는 삼양식품은 수출과 현지공장 설립에 투자를 지속하면서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해외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4,000억원을 돌파했고 분기 영업이익도 1,000억원을 넘은 것은 최초다. 해외 불닭 제품 매출이 실적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밀양2공장이 가동되면서 수출 캐파(생산량) 또한 기존보다 늘 것으로 예상돼 해외매출 성장에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밀양2공장 가동으로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생산능력은 기존 18억개에서 약 25억개로 확대된다. 삼양식품의 수출 국가 다변화 방침에 따라 미주와 유럽 시장 수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되며 기존에 있던 밀양1공장은 중국 수출 물량을 담당한다. 동시에 현재 중국에 현지공장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 인프라 투자에 총력인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양식품의 주가는 당분간 상승곡선을 탈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상호관세 영향보다 수출 모멘텀이 더 클 것으로 판단해서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 김태훈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앞두고 우려가 재차 부각되나 높은 매출총이익률, 낮은 가격 민감도, 높은 브랜드 파워, 가격인상으로 상쇄할 수 있다"며 "밀양2공장 가동과 내년 1월말 중국현지공장 완공 후 외형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봐 삼양식품 주가를 140만원에서 165만원으로 상향했다.

반면 동종업계로 분류되는 농심, 오뚜기는 'K라면 열풍' 호재에도 주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농심 주가는 지난 7월 29일 종가기준 38만2,000원으로, 이는 올해 초 1월 2일 종가기준 38만1,500원보다 0.1%(500원) 오르는데 그쳤다.

오뚜기 주가는 지난 7월 29일 종가기준 39만6,500원으로, 이는 올해 1월 2일 종가기준 39만500원보다 1.5%(6,000원) 상승했다. 같은기간 삼양식품 주가가 85% 가까이 오른 것과 대조된다.

증권업계에서 삼양식품과 농심·오뚜기의 주가 흐름에 희비가 갈리는 것에 대해 '글로벌 성과'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김진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라면 툼바의 미국 입점률이 아직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한다"며 "하반기 입점 확대와 가격 인상을 통한 실적 성장을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오뚜기도 내수 대비 해외매출 비중이 크지 않다. 오뚜기의 해외매출은 올해 1분기 기준 1,002억원으로 같은 동기 전체 매출(9,208억원) 대비 10% 안팎이다. 삼양식품과 농심이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80%, 40%를 차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오뚜기가 그간 글로벌 사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해외 시장 공략을 모색하고 전개한 결과 그 성과가 점진적으로는 나타나고 있다. 오뚜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진라면' 해외매출이 전년 상반기 대비 약 50% 증가했다. 

​◆불닭의 '독주'?…농심·오뚜기 'K컬처·콘텐츠' 모멘텀 부상

농심과 오뚜기는 'K컬처·콘텐츠'를 활용해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다. 

최근 농심은 신라면의 영문명 ‘SHIN’의 앞 글자를 활용해 ‘Spicy Happiness In Noodles’라는 국내외 통합 브랜드 슬로건을 제정해 신라면, 신라면 툼바, 신라면 블랙, 신라면 건면 등 국내외 18종의 신라면 패키지 디자인에 순차적으로 적용, 전 세계 소비자들과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2022년 가동을 시작한 미국 제2공장 등 선제적으로 갖춰진 현지공장 인프라를 기반으로 생산량, 가동률을 끌어올리면서 현지 주요 유통업체 입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해외시장 다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해외보다 내수매출 비중이 커 내수 정통 식품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편이다. 이에 오뚜기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을 진라면 모델로 발탁하고 그를 앞세운 적극적인 글로벌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K컬처·콘텐츠'가 부상하면서 국내 식품기업 제품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경우 최근 일주일 사이 쇼핑몰에서 '신라면 툼바' 검색량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와 관련 최근 넷플릭스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데몬헌터스'에 컵라면이 등장하면서 글로벌 시청자들의 K라면 관심도가 높아진 영향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오뚜기 '진라면' 검색량도 크게 늘어났다. 이는 진라면의 모델인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과 함께 펼친 글로벌 캠페인이 영향을 미쳤다. 오뚜기는 지난달 방탄소년단 데뷔일(6월 13일)을 기념한 연례 축제인 BTS FESTA에 공식스폰서로 참여하면서, ‘Jinjja Love, 진라면!’ 슬로건이 반영된 라면 시식 체험 부스를 선보였다. 오뚜기에 따르면 이 축제 기간 약 6만여 명의 전 세계 방문객이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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