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은행, 내년 상반기 베트남법인 출범 목표
신한·우리은행, 베트남 시장 입지 강화 지속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국내 주요 은행권이 베트남 시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산업은행은 최근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설립인가 접수증을 받아 현지 법인 및 지점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아세안 지역의 주요 성장 거점으로 발전시켜 글로벌 네트워크와 현지 진출 기업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시중은행인 신한·우리은행도 현지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이 베트남 중앙은행(SBV)으로부터 베트남법인 설립인가 신청서류에 대한 접수증(CL·Confirmation Letter)을 발급받았다.
기업은행은 인가를 신청한 2017년 7월 이후 8년 만에 접수증을 받게 됐다. CL은 인가 심사에 필요한 서류 제출이 완료됐음을 대외적으로 인정하는 공식 문서다. 향후 예비인가를 거쳐 본인가까지 진행되는 절차가 공식적으로 개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기업은행은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 지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베트남 진출 국내 기업 금융 수요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신설될 베트남법인은 공단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진출 중소기업 금융지원 허브 및 아세안 금융벨트의 핵심 거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현재 두 지점은 베트남 법인에 흡수될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현지 로컬기업을 대상으로 여신, 외환, 스타트업 지원 등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법인 설립에 필요한 행정 절차 및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법인 출범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산업은행도 지난달 7일 SBV로부터 베트남 하노이 지점 설립을 위한 CL을 발급받았다. 산은이 2019년 7월 인가를 신청한 지 약 6년 만이다.
하노이지점 설립은 산업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전략과 현지 진출 기업 지원강화 정책의 일환이다. 산업은행의 경우 그간 베트남에 사무소만 두고 영업활동은 하지 않고 있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하노이지점을 기반으로 한국과 글로벌 고객에게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베트남 경제발전에도 기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신한·우리은행, 베트남 시장 입지 강화
베트남은 미국(62개)에 이어 한국 금융회사의 해외 점포가 두 번째로 많은 국가로 현재 55개가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 금융사들은 국내 기업·교민의 원활한 자금 조달과 금융 서비스 이용을 지원하기 위해 베트남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5월 기준 베트남에서 41개 한국 금융회사가 55개 현지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 중 국내 시중은행에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베트남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009년, 2017년 베트남 법인을 출범해 금융시장에서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KB국민·하나은행은 각각 지점 2곳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우선 신한베트남은행은 신한은행 해외 법인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이 신한은행의 전체 해외법인에서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은 44.5%로, 올해 1분기 순이익은 663억3,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664억4,700만원)보단 0.2% 소폭 하락했으나 연간 실적으로 보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신한베트남은행 순이익은 전년 대비 13.4% 증가한 2,64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글로벌 순이익 중 36%를 차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매트릭스 부서와 현지 맞춤형 협업을 통해 높은 효율성의 영업지원 및 글로벌 자산성장 모멘텀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베트남, 일본 등 시장지배력을 어느 정도 확보한 국가에선 이익잉여금을 활용한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베트남 시장의 트렌드와 고객 니즈에 맞춘 서비스 다각화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베트남우리은행 1분기 순익 156억9,000만원으로 전년(131억6,900만원) 대비 18.9% 증가했다. 개인 고객 수는 올해 3월 기준 37만명에서 63만명으로 늘었고, 디지털 고객 수도 53.5만명에서 86.5만명으로 크게 확대됐다. 예금 및 대출 규모가 두 배로 성장했으며, 총 자본금은 12조5,000억 동(한화 약 6,512억5,000만원)에 달하는 등 현지 리테일 영업 부문에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베트남우리은행을 통해 현지 고액자산가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호치민 남서부 지역에 PB(Private Banking) 브랜드인 투체어스(Two-Chairs) 특화채널 서사이공지점을 신설했다. 이는 ▲하노이 스타레이크지점 ▲하노이 롯데몰지점 ▲호치민 푸미흥지점에 이어 네 번째 개설로, 하노이와 호치민의 자산가층 증가에 맞춰 PB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올해 들어선 지난 3월 베트남우리은행 은행장으로 김병진 신임 은행장이 선임됐다. 김 은행장은 베트남의 젊은 인구 비율과 높은 스마트폰 활용도를 강조하며, 모바일뱅킹 앱 원뱅킹을 대대적으로 재구축해 디지털 채녈과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베트남우리은행은 올해 중 경남랜드마크 34층 하노이 지점에 투체어스 특화 창구 및 대여금고 서비스도 도입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베트남우리은행은 핵심 사업 전략으로 리테일 고객 중심의 경영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강화해 베트남 고객층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