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리브영, 외부지분 22.6% 자사주로 확보…증권가, "CJ와 합병시계 빨라져" 예상
합병 관망 의견도…올리브영 인수자금·합병비율 거론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CJ그룹의 자회사인 CJ올리브영이 외부지분을 자사주로 확보하면서 그룹 지주사인 CJ와의 합병설이 또 제기됐다. 외부지분을 모두 회수한 것으로 CJ와의 합병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CJ올리브영의 대주주인 CJ가 CJ올리브영을 인수하기 위해 드는 자금이 CJ에 재무부담으로 작용하고 자칫 합병 시 CJ의 가치가 낮게 책정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아직 합병을 논의하기에는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 9일 한국뷰티파이오니어(신한은행·신한투자증권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가 가진 CJ올리브영 지분 11.3%를 자사주로 취득했다. 이렇듯 외부지분을 CJ올리브영이 자사주로 모두 확보한 것을 놓고 CJ와 CJ올리브영 합병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초 작업이라는 증권가의 진단이 나온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CJ올리브영이 자사주를 취득하는 일련의 과정 등을 살펴봤을 때 향후 CJ올리브영이 상장하기보다는 CJ와의 합병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과적으로 외부지분을 모두 회수함으로써 CJ와의 합병 기반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오너 3세들이 CJ 지분을 매입하는 승계측면에서도 합병이 상장보다는 세금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21년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는 4,140억원을 투자해 CJ올리브영 지분 22.6%를 확보했다. 그러다 CJ올리브영이 지난해 4월 글랜우드PE로부터 지분 절반인 11.3%를 자사주로 매입했고 나머지는 한국뷰티파이오니어가 인수했다. 이후 올해 5월 CJ올리브영이 한국뷰티파이오니어로부터 자사주 11.3%를 매입하면서 CJ올리브영이 외부지분 22.6%를 모두 자사주로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CJ올리브영 주주 구성은 CJ 51.2%, 자사주 22.6%, 이재현 CJ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실장 11.0%, 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4.2%, 이재환 4.6% 등으로 분포하게 됐다.
그럼에도 CJ와 CJ올리브영이 합병하는 것이 당분간 어려울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우선 CJ가 CJ올리브영 지분 100% 인수합병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따른다는 점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J의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과 순차입금 고려한다면 CJ올리브영을 100% 자회사로 인수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감안해 지주사가 CJ올리브영의 잔여지분인 48%까지 인수해 합병할 시 드는 비용을 따져보면 약 1조7,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한다. 지난해 4월 글랜우드PE의 특수목적법인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가 확보한 CJ올리브영 지분 22.56% 중 지분 11.3%를 CJ올리브영이 자사주로 매입하고 나머지 11.3%는 한국뷰티파이오니어가 인수할 당시 전체 인수금액이 약 7,800억원(지분 22.6%)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CJ올리브영 지분 100% 인수할려면 약 3조5,000억원 수준의 금액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CJ올리브영이 성장세인 만큼 CJ올리브영으로부터 받는 배당을 통한 자금확보가 CJ에게 더 득이라는 의견도 있다. CJ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은 4조7,934억원으로 전년 3조8,682억원보다 증가했고 지난해 영업이익 5,593억원으로 전년 4,606억원보다 늘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J 배당금 수익 가운데 올리브영이 차지하는 비중이 30-50%이므로 지분 강화가 오히려 CJ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현 CJ와 CJ올리브영 기업가치를 감안했을 때 자칫 합병비율이 CJ에게 불리하게 책정될 시 CJ 주주들한테 손해가 될 수 있기에 합병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수 합병은 어느 한쪽의 가치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CJ의 시가총액은 지난 5월 16일 기준 약 3조6,325억원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는 CJ가 CJ올리브영보다 큰 상황이다. 하지만 만약 성장세인 CJ올리브영이 합병 비율에서 우위를 점할 경우 옛 CJ 주주들은 상대적으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인수합병 시 시가합병배정이 아닌 공정가로 합병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CJ는 지난해 매출 43조6,466억원, 영업이익 2조5,474억원을 기록했다. 자산규모는 47조4,969억원으로 CJ올리브영(2조2,679억원) 보다 20배 이상 크다. 이와 관련 CJ 그룹 관계자는 "합병과 관련해서는 현재 검토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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