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4개 순환출자 고리 해소...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 세금 최소 1조원 넘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순환출자 고리 해소...세금만 1조원(자료=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순환출자 고리 해소...세금만 1조원(자료=현대차그룹)

[SR(에스알)타임스 신숙희 기자] 현대차동차그룹이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순환출자 등 정부 규제를 해소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내놨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4개인데 오너의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을 통해 이를 모두 끊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이 납부할 세금만 최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현대차그룹은 자료를 통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대주주와 그룹사 간 지분 매입·매각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겠다"고 밝혔다.

이번 출자구조 재편은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지배구조 개편 차원의 그룹사와 대주주간 지분 매입·매각을 통한 순환출자 완전 해소 등으로 이뤄진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이사회를 열고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글로비스도 이사회를 개최하고 현대모비스에서 분할된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과의 합병을 결의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은 순자산 가치 기준에 따라 0.61대 1로 결정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비상장 상태인 현대모비스 분할 사업 부문과 상장사인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은 전문 회계법인이 자본시장법에 준거, 각각 본질가치와 기준주가를 반영해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 주주는 주식 1주당 현대글로비스 신주 0.61주를 배정받는다. 현대모비스 주식의 경우 분할 비율만큼 주식 숫자는 줄어들지만, 지분율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 이후 핵심부품 사업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의 '미래 기술' 주도 기업으로서 자율주행, 커넥티비티(정보통신 연계 차량) 등 미래 자동차 핵심 기술 분야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투자 지분 형태로 보유 중인 해외법인 등을 활용해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지분투자 및 인수, 글로벌 완성차 대상 사업 확대 및 조인트벤처(JV) 투자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도 기존에 분산돼 운영되던 물류, 운송 네트워크를 통합해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오는 5월 29일 각각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번 분할·합병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 지배구조 개편 4개 순환출자 고리 해소 "대주주가 재편비용 부담 사회적 책임 다할 것"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대주주와 그룹사 간 지분 매입·매각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는 것이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의 핵심이다. 

개편 시점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안이 각 사 주주총회를 거쳐, 현대모비스 주식이 변경상장되고, 합병 현대글로비스 신주가 추가 거래되는 7월 말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기아차→모비스→현대차→기아차 ▲기아차→제철→모비스→현대차→기아차 ▲현대차→글로비스→모비스→현대차 ▲현대차→제철→모비스→현대차 등 총 4개다. 기아차가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털어내면 고리가 모두 해소되는 구조로 돼 있다.

기아자동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분할합병 이후 다시 이사회를 열어 각 사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대주주에게 매각하는 구체적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기아자동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16.9%, 0.7%, 5.7%씩 보유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모두 매입하는 데는 4조5천억원(27일 종가 기준)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의 경우 기아자동차에 합병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하는 등 분할합병 이후의 현대모비스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식 처분 과정에서 이들 부자가 납부할 양도소득세만 최소 1조원이 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분거래가 모두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의 기존 4개 순환출자 고리는 완전히 소멸된다. 지분거래 이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대주주, 현대모비스, 완성차, 개별 사업군 등으로 한층 단순화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해당 그룹사의 미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동시에 대주주가 지분거래 과정에서 적법한 재편비용을 부담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날 공정위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현대차그룹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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