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주완 CEO(오른쪽)가 코레일 한문희 사장(왼쪽)에게 투명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LG전자 조주완 CEO(오른쪽)가 코레일 한문희 사장(왼쪽)에게 투명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지난해 국내 디스플레이 매출 442억달러…OLED 비중 82%

디스플레이협회 “美中 무역갈등·이구환신에 디스플레이 특별법 시급”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 속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며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부가 OLED 중심의 전략 전환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서도 기술 기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발표한 ‘디스플레이산업 주요 통계(2025년 Vol.1)’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기업의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3.3% 증가한 442억 달러를 기록했다. OLED 매출은 15.1% 늘어난 362억8,000만 달러로, 전체 매출의 82.1%를 차지하며 구조 전환이 가속화됐다. LCD 매출은 5.9% 증가한 79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3.1%로, 전년(33.2%) 대비 0.1%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OLED 분야에서 한국은 67.2%의 점유율을 유지했다. 협회는 “고부가 OLED 분야에 집중한 결과로 중국의 물량 공세에 비교적 잘 방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AI 보편화가 한국 OLED 수요 확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있다. 지난해 애플이 아이패드에 OLED를 처음 적용하고, AI·반도체 기능 확장에 따라 저전력 특성이 강한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OLED 채택이 늘어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올해 출시 예정인 아이폰17 시리즈에는 국내 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LTPO OLED 패널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국내 업체들의 추가 수요 확보가 기대된다.

글로벌 OLED 시장 규모는 올해 54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6.2% 증가했으며, 이 중 한국의 점유율은 67.2%(약 363억 달러)에 달했다. 애플 공급이 집중된 IT OLED는 269%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고성장세를 견인했다.

분야별로는 스마트폰용 OLED가 AI 기능 본격화로 인해 LTPO 수요가 늘며 3.5% 증가한 263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 패널업체의 공급 확대 영향으로 한국의 점유율은 62.8%로 9%포인트 하락했다.  

IT용 OLED(태블릿·노트북·모니터)는 269% 성장해 41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용 OLED는 100% 성장한 6억8,000만 달러로, 고휘도·대면적 패널 수요가 증가하면서 점유율 76.1%를 확보했다.

반면 LCD는 공급과잉 문제로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했다. 글로벌 LCD 시장 규모는 지난해 792억 달러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지만, 한국의 점유율은 10.0%로 0.1%포인트 줄었다. 특히 스마트폰용 LCD는 OLED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며 시장 축소가 뚜렷했다.  

자동차용 LCD 시장은 고휘도·대면적 수요로 확대됐으며, 국내 기업은 LTPS 기반 프리미엄 라인에서 27%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TV용 LCD는 올림픽, 유로 등 이벤트 특수로 수요가 반등하며 한국 기업의 점유율도 1.5%포인트 증가한 5%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장을 위협하는 변수도 존재한다. 중국 정부는 이구환신(以旧换新) 정책을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 전자제품에 대해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중국 세트기업의 수요를 끌어올리고, 동시에 자국 패널업체의 공급 확대를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격화되며, 애플, HP, Dell 등 주요 미국 세트기업의 생산기지가 중국에 있는 만큼 관세 정책에 따라 한국 패널업체가 공급망에서 소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압도적인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과 힘겹게 경쟁중인 우리 기업이 전년과 유사한 시장점유율을 유지한 것은 고부가 분야인 OLED 분야로 빠른 사업 전환을 결단했기에 가능한 일"이라면서도 "미중 무역환경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우려도 커지는 만큼 생태계 내 미국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도 모색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세액공제 이월기한 연장, 직접환급제 도입, OLED 고효율 가전 교체지원 등 국내기업 지원을 위한 디스플레이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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