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사청, 이달 24일 KDDX 입찰방식 정할까
업계 관계자 "대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SRT(에스알 타임스) 전지선 기자]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건조 사업의 입찰 방식이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조선·방산업계가 일제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업 규모만 약 7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방산 프로젝트인 만큼, 입찰 방식에 따라 조선업계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차기 대선 등 국내 불안정한 정세 등으로 인해 또다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선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이달 24일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분과위)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기본계획(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방사청이 예정된 분과위에서 ‘KDDX 사업추진 방안’을 아예 상정 하지 않아 수의계약이 유력하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이에 방사청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사업추진 방안을 상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예정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동안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사이에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통상적으로 기본설계를 맡은 기업 측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맡아왔다. 기본설계를 한 업체가 그대로 상세설계까지 맡으면 설계 철학과 구조 이해도가 일관되게 유지돼 설계 오류나 비효율이 줄어드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한화오션 측은 2013년 HD현대중공업 관계자가 KDDX 사업 관련 기밀 유출 혐의로 실형을 받은 것을 문제삼아 기본 '수의 계약'이 아닌 '경쟁 입찰'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심 쟁점은 HD현대중공업이 맡은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수의계약을 추진할지, 아니면 한화오션 등 타 조선소도 참여 가능한 경쟁입찰로 전환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사실상 건조를 독점하거나, 한화오션과의 정면 경쟁에 나서야 하는 갈림길에 서게 된다.
앞서 지난달 17일 방사청에서는 ▲수의계약 ▲경쟁입찰 ▲공동 개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분과위에서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고 같은달 27일 분과위에서는 해당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
공동 개발의 경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주장하는 '공동' 개념이 다른 상태다.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이 협력사 차원으로 함께하자는 입장이었지만 한화오션은 하청의 개념이 아닌, 처음부터 동등하게 시작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이번 24일 분과위 결정과 관련해서는 양 사 모두 조심스러운 상태다. 아직 불확실성이 큰 만큼,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분과위에서도 마침표를 찍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 방식 결정이 다가오는 6월 3일 대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대통령 공석으로 주요 내각들이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모두 미뤄질 대로 미뤄진 KDDX 사업 선정 방식 결정에 지친 상태"라면서 "방사청의 신속한 결단이 필요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