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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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매수·자사주 매입에 '4만전자' 벗어나…기술 경쟁력 제고 나서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난 14일 '4만전자'를 기록한 이후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저가매수세와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가 하방 압력의 원인이었던 메모리 기술 경쟁력 확보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주가 반등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종가 4만9,900원까지 주가가 하락하며 4년 5개월만에 '4만전자'를 기록했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 주가를 지난 8월 11만1,167원에서 지난 15일 8만6,480원으로 22.2% 내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11일 8만8,800원을 기록하며 9만전자 달성 여부에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그러나 반도체 부문 실적 부진에 더해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에 불과 몇달만에 주가가 반토막 난 것이다. 

이에 회사 측에서도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어 향후 1년간 총 10조원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계획을 의결했다. 3조원 자사주는 3개월 내 사들여 전량 소각, 나머지 7조원은 자사주 취득을 위한 개별 이사회에서 활용 방안과 시기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15일 장 마감 이후인 6시경 이같은 내용을 발표해 월요일 주가 반등 기대감을 불러 모았다. 실제 18일 삼성전자는 최고가 5만7,500원을 기록하며 15일 대비 7.5% 상승하며 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앞서 15일에도 주가 하락으로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전날 대비 7.21% 상승한 5만3,500원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2017년 자사주 매입을 단행한 바 있다. 2015년 10월 경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가 있고 다음날 삼성전자 주가는 6% 가까이 치솟았다. 2017년 1월에도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후 주가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이번에도 자사주 매입 효과가 발휘된 것 같지만 과거와 양상이 다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과거의 주가 상승은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충분히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것. 2015년과 2017년 당시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이 강세를 보였고 실적 또한 호조세를 기록하고 있었던 터라 주가 부양책이 시너지를 발휘했던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매입 효과를 기대하는 것보다 앞으로의 실적 개선과 기술력 강화를 위한 행보가 관건이라며 현재의 주가상승세를 다소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의 관전 포인트는 단기 실적의 방향성보다는 HBM, DDR5 등 펀더멘탈의 개선, 조직 개편 후 기술 중심의 리빌딩 전략 실행 여부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결정 후 과거 주가 추이 사례를 봤을 때, 삼성전자 주가는 단기 상승세를 시현하며 반등 계기로 작용했다"며 "다만 중장기 관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내년 HBM4 주도권 확보를 통한 시장 조기 진입과 DDR4, DDR5 등 범용 메모리 재고의 뚜렷한 감소세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사주 매입 공시는 투자자들에게 주가 5만원 하방 지지선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성장에 대한 믿음도 복원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 기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이날 기흥 R&D 단지 설비 반입식을 열고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 핵심 연구 기지(NRD-K)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근원적 연구부터 제품 양산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 확립으로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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