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영상물(유튜브)에서 영국과 미국의 원어민들이 한국의 수능 영어문제를 접한 후 보여준 반응 영상이 세간의 화젯거리가 된 적이 있다.
정답을 맞춘 문항보다 틀린 문항이 더 많았다는 결과도 의외였지만 의도적으로 문제를 어렵게 만들어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영어를 잘 하는 것과는 별개라는 반응은 36년간 교단에서 영어를 지도한 교사인 내게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한국의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교졸업까지 10년간 학교교육과정으로 영어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전국 단위에서 평가받는 유일한 시험이 대입 수학능력시험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이 입시 중심으로 치우쳐 사교육을 부추키는 요인이 되어왔고 또한 변별력을 위해 불필요할 정도로 고난이도로 출제되어 실제 영어를 잘하는 것과는 거리감이 있다는 것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실용성을 강조한 영어교육정책과 교육과정을 교육현장에 내놓아도 평가체계가 이를 뒷받침하지 않으면 입시중심의 영어교육을 변화시키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는 어느 시점부터인가 영어능력이 얼마나 출중한지에 대한 척도가 TOEFL과 TOEIC의 점수로 비교되곤 한다. 토플(TOEFL)은 미국유학을 준비하는 지원자들의 영어능력을 평가하기 위하여 미국의 ETS가 개발하여 주관하는 시험이며 토익(TOEIC)은 취업을 앞둔 예비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일본에서 개발된 영어능력 평가시험이다.
이 두 평가시험의 시행목적과 성격을 놓고 보면 한국의 영어능력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매년 수많은 한국의 응시자들이 토플과 토익의 고득점을 위해 어마어마한 응시료를 외화로 지출하여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영어교육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초등학교부터 중고교과정 그리고 대학 및 성인에 이르기까지 영어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달성 정도와 단계별 영어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인지적인 능력과 학문적인 언어의 유창성 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의사소통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표준화된 평가시험으로서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의 능력을 객관적이면서도 타당하게 평가하는 검증시험이 필요할 시점이다.)
그리고 그 평가결과가 TOEFL과 TOEIC을 대체하여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교육과정과 학업연령에 따라 평가결과를 분석하여 앞으로의 영어교육의 실천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되었으면 좋을 것이다.
선진화된 한국의 전문분야의 브랜드들이 국제적 기준을 넘어 세계를 선도하듯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영어평가능력과 교육컨텐츠를 구비한 K-English를 정립하고 브랜드화 해야 할 때다.
이제는 영어 사대주의를 극복하고 글로벌 혁신의 아이콘으로 세계 6대 강국인 한국의 위상에 걸맞는 K-English가 세계 170여개국의 비영어권 시장에서 새로운 한류를 선도하기를 기대해본다.
◆ 우동하 정책자문위원 약력
· 종로학원 초빙진로진학 컨설턴트 대표
· 지자체 정책자문위원(교육분과)
· 고교교사대상 진학지도연수 초빙강사
· 전국영어 말하기대회 심사위원장
· 전 해외교민대상 글로벌입시 초빙강사
· 전 한영외국어고등학교 교사
· 경북대 영문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