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손석구. (2024.3.15.) ⓒ심우진 기자
▲'댓글부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손석구. (2024.3.15.) ⓒ심우진 기자

안국진 감독 “허구라고 이야기하는 건 '사실적시 명예훼손' 피하기 위한 것”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영화 '댓글부대'가 15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크몰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개최했다. 시사회 직후에는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안국진 감독과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 배우가 참석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드라마다.

안국진 감독은 실제 댓글부대가 존재한다고 보냐는 질문에 “왠지 있는 것 같은데 실체는 모르겠다. 없다고 하기엔 있는 것 같은 그런 존재”라며 “제가 (있다고) 장담할 수 없고 없다고 하기엔 현상이 있는 것 같다. 근데 있다고 하기엔 증거가 없다”고 답했다.

실력은 있지만 허세가 있는 사회부 기자 임상진 역의 손석구는 “어떻게 하면 기자처럼 보일 수 있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며 “중점을 둔 지점은 마냥 자기를 증명하는 것에만 눈이 먼 이기적인 기자로 보여지지 않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따라가고 싶은 캐릭터를 했다. 의도가 통했다 싶었던 부분이 짠하고 귀여웠던 부분이고 그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댓글부대' 기자간담회. (2024.3.15.) ⓒ심우진 기자
▲'댓글부대' 기자간담회. (2024.3.15.) ⓒ심우진 기자

안국진 감독은 “소설을 읽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많은 부분이 제가 굉장히 긴 기간동안 실제 취재했고 만나본 분들이 굉장히 많다. 영화에 나온 것들이 각각 실화라 규정할 수는 없다. 마지막은 블랙코미디 같은 것”이라며 “허구라고 이야기하는 건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피하기 위해 법적인 이유로 넣었다에 가까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임상진 기자의 공간과 온라인 여론 조작하는 팀알렙이 대치되기를 바랐다. 사운드가 대치되며 그들의 욕망이 장소와 창밖 풍경을 통해 보여지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야기 구조에 대해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틀이고 상업영화로서 위험한 요소일 수 있다. 저음부터 걱정했다. 하지만 피해갈 수는 없었다. 이 이야기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상진이나 팀알렙 각자의 이야기가 진행될 때마다 서로 잊혀지게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다행히 모두 열연을 해주신 배우의 힘이 있어서 이 구조가 가질 수 있는 단점이 상쇄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댓글부대' 기자간담회. (2024.3.15.) ⓒ심우진 기자
▲'댓글부대' 기자간담회. (2024.3.15.) ⓒ심우진 기자

이 영화에는 현실감을 녹여 넣기 위해 실제 커뮤니티 사이트와 밈들이 등장한다. 안국진 감독은 관련 자료조사나 묘사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인터넷을 많이하고 서칭을 많이 하다보니 저희 직업군 자체가 그런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문제는 인터넷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분들도 재미있게 보셨으면 했다"며 "댓글은 굉장히 진짜 같으면서도 기분 나쁠 정도까지는 안 갔으면 했다. 그 경계까지 가는 것이 오래 걸렸다. 커뮤니티에 빠져있는 쪽과 아예 안 하는 연출부 스태프가 꽤 많아서 어디까지가 기분이 나쁘냐 혹은 위험한 것 같냐를 의논하면서 만들었다”고 제작 뒷이야기를 전했다.

밈의 사용과 관련해서는 “촬영하면서 제작사와 피디님을 통해 밈의 역사를 공부했다. 저작권이 있는지 알아보고 허락을 받고 썼다. 핸드폰이 없는 웹툰 작가님들의 연락을 한 두달씩 기다리고 찾아내 허락을 받고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댓글부대' 기자간담회. (2024.3.15.) ⓒ심우진 기자
▲'댓글부대' 기자간담회. (2024.3.15.) ⓒ심우진 기자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비범하고도 독특한 각본과 연출로 언론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낸 안국진 감독의 영화 '댓글부대'는 ‘온라인 여론 조작’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신선한 방식으로 풀어내 개봉 전부터 차별화된 범죄 드라마로 관심을 받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봤을 만한 이야기이지만 그 누구도 실체를 확인한 적 없는 ‘댓글부대’와 자신의 오보가 조작된 것임을 알고 판을 뒤집기 위해 댓글부대를 치밀하게 파헤치는 기자 ‘임상진’의 팽팽한 대립으로 궁금증을 높인다. 오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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