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적시 명예훼손 부분 빼고 커뮤니티나 밈 사용 전부 허락 받아” 

“원작에서 일부 가져와 새로 쓴다는 생각으로 시나리오 집필”

“영화에 등장하는 세세한 인물·사건·요소들 대부분 실제하는 것”

“인터넷 커뮤니티 매일 할 정도로 빠져 있기도 해”

▲'댓글부대' 안국진 감독.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댓글부대' 안국진 감독.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한국 사회를 적나라하면서도 유쾌하게 풍자하며 언론과 평단에게 ‘충무로 차세대 감독’으로 주목을 받은 안국진 감독. 그가 문제적 신작 ‘댓글부대’를 들고 나타났다. 

안국진 감독은 ‘댓글부대’의 연출을 맡은 이유에 대해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밝혔다. 현실 스토리에 자신만의 감각을 더해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한 그가 자신감을 갖고 임한 작품 ‘댓글부대’에서는 온라인 여론 조작이라는 소재로 우리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기대를 갖게 한다.

SR타임스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댓글부대’ 언론 인터뷰에서 안국진 감독에게 이 영화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 직접 묻고 답을 들어봤다. 

Q. 원작 각색에 어려움은 없었나.

새로 쓴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원작의 몇몇 부분들을 가지고 와서 새로 쓴다라고 생각해서 편했죠. 장강명 작가님이 만약 안 된다고 했으면 안 했습니다. 기자 캐릭터는 사실적으로 다루고자 했습니다. 기자님들 인터뷰를 해보니까 그냥 회사원이에요. 뭔가 정의를 위해 싸우는 대단한 사람인 양 영화에서 항상 다뤄지는데 가짜 같죠. 

인터뷰한 기자분들이 다 가짜 같고 오그라들어서 못 봐주겠다고 우린 그렇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단순한 회사원으로서 개인적 고충과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책임감 안에서의 고민을 다루는 게 더 진짜 같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자칫 비호감으로만 빠질 수 있는데 손석구 배우에게 많이 의지했던 것 같습니다. 저희가 잡은 콘셉트는 좀 귀여워 보이면 다 해결될 수 있다였습니다. 답답한 면이 있어도 귀여워서 응원하고 싶은 측면을 부각시켜 가자고 했죠.

Q.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닉네임 ‘앙마’는 실존 인물인가.

네 실존 인물입니다. 사실 이 영화에 나오는 세세한 요소들은 대부분 다 실제하는 것입니다. 제가 처음부터 이 시나리오 쓰면서 생각했던 게 가능하면 실제 사건을 가지고 온다는 거였습니다.

요즘 영화가 소비되는 방식이 영화가 끝나면 검색을 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찾아보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다시 재해석하는 문화가 있다고 봐요. 이 영화 자체가 인터넷 소재 영화고 이걸 외면하면 안 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가 끝나지 않은 것처럼 소비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생각에는 계속 이것마저도 진짜였어?라는 요소들이 끝없이 발견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꽤 많은 부분들을 실제하는 것으로 넣었습니다. 그래서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자꾸 강조하는 거고요. 실제로 겁이 납니다. (웃음) 그런 마음까지 다 투영한 영화입니다.

Q.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 의견에 찬성하는가.

제 입장에서는 지금은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나중에는 몰라도 지금 당장은 폐지해야 해요. (웃음) 저희가 변호사분에게 많은 자문을 구했습니다.  

▲'댓글부대' 안국진 감독.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댓글부대' 안국진 감독.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Q. 공개 해주실 수 있는 영화 속 설정 혹은 이스터 에그가 있다면.

이 영화의 가장 큰 콘셉트는 반사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영화를 한 번 봤을 때는 얼마나 느낄지 모르겠지만, 손석구 배우가 연기한 임상진 기자 같은 경우는 미러링이 된 반사 이미지가 생각보다 굉장히 많이 사용됩니다. 감정이 변할 때마다 계속 반사 이미지로 그걸 표현했습니다. 팀알렙 같은 경우는 밖에 있는 조명이 반사돼서 이들을 비춥니다. 사실은 실체가 없는 빛이라고 생각을 했죠. 감정 표현과 영화 전체에 대한 콘셉트을 그렇게 정리했었어요.

Q. 인스티즈, 에펨코리아, 보배드림, 웃대 등 실존하는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그대로 영화에 사용했다. 허락을 받고 진행한 것인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부분 빼고는 전부 허락을 받았고 불법적인 건 하나도 없습니다. 밈도 전부 허락 받았고 안 해주는 쪽은 안 썼습니다.

Q.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하다.

엄청 많이 했었고 빠져있었습니다. 커뮤니티가 한 10개 있으면 한 두개 정도는 맨날 했어요. 시나리오 쓰기 시작하면서는 너무 정신이 없으니까 안 했습니다. 원작 작가님이 원래 기자시잖아요. 이분도 커뮤니티를 엄청나게 취재하고 쓰셨구나 했습니다. 

저는 커뮤니티는 이미 잘 알고 있으니까 기자만 취재하면 되겠구나할 정도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해서는 꽤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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