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그룹 사옥. ⓒLG
▲서울 여의도 LG그룹 사옥. ⓒLG

삼전 사업 부진 속 ‘하만’ 비중 커질 듯...LG도 전장이 실적 견인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실적이 공개됐다. 이런 가운데 양사 모두 전기장치(전장) 사업이 회사의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양새다. 전기자동차 성장에 따른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각광 속 양사의 전장 사업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2023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6%, 84.9% 감소한 258조원, 6조5,400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 35% 감소한 67조원,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가의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수치다.

대신증권은 앞서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비 3%, 9% 줄어든 68조1000억원, 3조9000억원(영업이익률 6%)으로 전망했다. 하나증권도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비 각 1% 줄어든 69조5,000억원, 4조3,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문별로는 반도체(DS) 부문에서 9000억원 손실을 낸 반면, 모바일경험(MX), 소비자가전(CE) 부문이 각각 3조원, 1조5,000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DS 부문은 D램 가격 상승과 반도체 생산(Foundry) 가동률 회복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영업적자 폭을 크게 축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분기까지 경쟁사 대비 부진했던 D램 출하량(B/G)과 판가(ASP)도 업계 평균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됐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과 디스플레이(SDC) 부문, 전장 사업 중심의 하만(Harman)은 각각 41조5,980억원, 8조3,250억원, 3조8,100억원으로 예상됐다. 

전반적인 실적 부진 속 눈에 띄는 것은 Harman의 성장세다. 삼성전자가 2017년 인수한 Harman은 40년 역사의 전장 사업 분야 리딩 기업이자 세계적인 오디오 전문 기업으로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갖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인포테인먼트(자동차 내 정보 오락거리) 산업 확장으로 회사의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arman 인수 이후 수년간 구조 및 사업 조정으로 매출 정체를 겪어왔지만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고 매출 또한 최대치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세로 보면 사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삼성전자 내 실적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내외부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Harman은 수십 년 동안 오디오 분야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비교적 출발이 늦은 LG전자보다 양질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 우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LG전자는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비 1% 증가한 84조2,80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비 0.1% 감소한 3조5,485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연간 매출액은 주력사업이 견고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유지한 가운데 기업간거래(B2B) 사업 성장이 더해지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것.

세부적으로 생활가전 사업과 전장사업이 회사 매출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생활가전 사업은 연매출 30조원 시대를 열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수요 양극화 대응, 프리미엄 리더십을 공고히하며 주요 제품의 볼륨존 라인업을 확대하는 전략적 시장공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장사업은 출범 10년 만에 연매출 10조원을 넘기며 주력사업 반열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부터 생산사업장의 평균가동률이 100%를 넘기는 등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외형 성장에 더불어 모빌리티 트렌드인 SDV 역량에도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가전과 IT에서 쌓아 온 차별화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 내 경험을 고도화하고, 전기차부품과 램프를 포함한 전 사업의 효율화와 시너지를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라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이 2025년을 전후로 SDV 구현을 위한 차체 전환을 계획하고 있어 LG전자의 전장사업본부 수주가 급증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며 “통상 수주 이후 2~3년의 개발을 거쳐 공급됨을 감안하면 2025년 전후 매출 인식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전장사업본부는 전사 실적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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