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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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11월 기업대출 잔액 770조 육박…올해 9.3%↑

“외환위기 수준 넘어선 기업부채”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서 65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부실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1년 새 1.5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사실상 이자 납입도 어려운 한계기업들이 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지적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68조9,248억원으로 지난해 말 보다 9.3%(65조2,501억원)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기업대출이 175조5,96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8.0% 증가해 최대치를 나타냈다. 하나은행 역시 159조1,661억원으로, 신한은행은 156조1,105억원으로 각각 15.4%와 6.4%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우리은행도 142조2,959억원으로, 농협은행은 135조7,559억원으로 각각 10.1%와 6.8%씩 기업 대출이 증가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금리가 고정된 회사채보다는 시장금리에 변화에 따라 금리가 하락할 수 있는 은행 대출이 더 유리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은행대출에 문을 두드리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올해 2월 45.2%까지 하락했던 기업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 10월 55.2%까지 올랐다.

또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은행들의 기업대출 경쟁이 심화된 영향도 컸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의 규제를 강화하자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연체율이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올해 3분기 말 평균 0.33%로 전년 동기 대비 0.12%포인트 높아졌다.

은행별로 봐도 흐름은 모두 마찬가지였다. 농협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0.42%로 같은 기간 대비 0.17%포인트 오르며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0.32%로 각각 0.09%포인트와 0.14%포인트씩 해당 수치가 뛰었다. 신한은행도 0.31%로 국민은행은 0.26%로 각각 0.09%포인트와 0.13%포인트 씩 기업대출 연체율이 상승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 2020년부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상대로 시행돼 온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3년 넘게 지속되는 등 잠재적 리스크가 상존해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규모가 외환위기 당시 수준을 한참 넘어선 가운데 기업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면서 우리 경제의 또 다른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내수 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업황은 부진한데 고금리 여건이 길어지며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통화정책 당국이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긴축 기조를 장기간 지속할 수밖에 없는 만큼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자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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