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 발주 늘면서 관련 연구개발 지속 확대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가 친환경 선박 연구 개발(R&D)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며 친환경 선박 주도권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HD현대는 액화수소운반선 기술을,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을, 한화오션은 풍력을 이용한 그린십 LNG 선박을 내놓는 등 미래 친환경 선박 기술 경쟁력을 선보이고 있다.
조선업계가 친환경 선박에 열을 올리는 배경에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선박 규제에 있다. 지난 7월 IMO는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에서 2050년 국제해운 탄소배출 ‘0’(넷제로)를 달성하는 ‘2023 온실가스 감축전략’을 채택했다. 이에 2030년까지 최소 20%, 2040년까지 최소 70% 감축하는 등 해운 업계 환경 규제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HD현대, 수소 혼소부터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까지
5일 각 사에 따르면 HD현대는 지난해 4월 ‘비전2030’을 발표하며 수소 운반선, 자율운항선박 등 미래 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매출 21조원, 영업이익률 10% 달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HD현대는 5일 열린 ‘가스텍 2023’에서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액화수소운반선의 수소시스템에 대한 기본인증(AIP)를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시스템은 항해 중 발생하는 증발가스를 수소엔진과 연료전지로 구성된 전기추진시스템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중연료추진 엔진을 사용해 연료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지난 12월에는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독자 기술로 ‘1.5MW급 LNG·수소 혼소 힘센(HiMSEN)’엔진에 대한 성능 검증을 마친 바 있다. 개발된 수소혼소 엔진의 수소 혼소율을 최대화해 친환경 성능을 높여 오는 2025년까지 수소 전소 엔진을 개발해 육·해상 수소생태계 구축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HD현대는 로이드선급(LR) 등으로부터 암모니아 이중연료추진 시스템, 암모니아 벙커링선에 대한 기본인증을 획득하면서 암모니아 선박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 7월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친환경 엔진 기술 확보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선박용 엔진은 선박 원가의 10% 안팎을 차지하는 핵심 기관이다.
이에 HD현대는 늘어나는 친환경 선박 발주에 대응하기 위해 엔진 생산 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STX중공업이 보유한 터보차저(엔진 과급기) 분야 역량을 확보해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해외 시장도 확대할 예정이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는 기존에 선두를 달리고 있는 LNG, LPG선박 뿐만 아니라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는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암모니아 및 수소 선박 등 모든 친환경 선박의 혁신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친환경 선박 분야의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투자를 통해 선도적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 FLNG·메탄올 집중
삼성중공업도 친환경 선박 수주가 늘고 있다. LNG 운반선,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등 올해 친환경 분야 관련 누적 수주 금액만 약 8조850억원에 달했다.
또 LNG 연료 추진선을 포함해 선박 엔진의 열에너지를 회수해 전력을 생산하는 폐열 회수 시스템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이산화탄소 포집 및 이산화탄소 운반선 상용화를 추진하며 탄소 포집 운송을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거제조선소에 암모니아 추진선 종합 연구개발 신규 설비를 착공하면서 올해 연말까지 실증설비를 완공할 예정이다. 암모니아의 경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제조, 저장, 수송이 용이해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독성, 대기오염 등의 문제가 남아있어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독성 문제에 대한 최적의 솔루션 개발을 위해 ▲실시간 누출 감지 시스템 ▲독성 중화 장치 등 다양한 기술들을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5일 열린 ‘가스텍 2023’에서 세계적 엔진 개발사인 윈지디(WinGD) 와 암모니아 엔진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을 체결하고 한국선급으로부터 대형 암모니아 추진 운반선, 선박 사이버 복원력 설계에 대한 기술 인증을 획득하는 등 암모니아 생태계 구축 기반을 다질 방침이다.

◆한화오션, 풍력 이용한 그린십 LNG 선박에 힘써
한화오션은 풍력을 이용해 선박 연료를 절감하는 로터세일과 탄소포집창 기술을 적용한 그린십 LNG 운반선을 내놓았다. 그린십 LNG 운반선은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한 고효율 친환경 선박으로 기존 이중연료추진 LNG 운반선에 차세대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선박이다.
한화오션은 최근 2조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확보한 대금 중 약 6,000억원을 친환경 선박 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 암모니아, 메탄올, 수소 기반의 ‘친환경 추진 시스템’과 암모니아·이산화탄소·수소 운반선 개발에도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화오션 대표로 한화에너지와 한화토털에너지스 대표를 역임한 권혁웅 대표가 선임되면서 친환경 에너지 사업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화파워시스템과 수소 혼소 발전 솔루션, 초임계이산화탄소 발전시스템 및 고압 이산화탄소 압축기 개발을 통해 탄소 저감 기술 확보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IMO 규제 강화에 따라 무탄소 선박 수요는 꾸준히 늘 것”이라며 “메탄올 선박은 암모니아나 수소로 가기 위한 브릿지 단계이기에 조선업계에서는 암모니아·수소 선박 개발에 더욱 몰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수소 연료의 경우 당장은 선주들의 요구가 크지 않지만 관련 기술 확보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면서 “수소 선박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까지 20년 후는 지켜봐야 한다고는 하나 2030년 정도만 돼도 기술적인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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