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충남 공주 탄천면 한우 축사를 방문해 집중호우 피해를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충남 공주 탄천면 한우 축사를 방문해 집중호우 피해를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대통령실, 선제적 총력 대응 잘한 지역 ‘포상’ 검토

세종시, 인명 최소화…‘궁평 참극’ 1시간 빠른 ‘재난’ 발송

최 시장, 새벽 현장 비상소집에 직원 '92%' 참여

세종형(形) 집중호우 매뉴얼…”직원 현장배치“가 주효

“집중호우에 선제적으로 총력 대응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한 지역을 찾아라.”

대통령실에서 나온 주문이다. 대통령실이 집중호우에 선제적으로 총력 대응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한 지역을 중심으로 포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지난 20일 "중앙공무원과 지방공무원 간에 재해 준비 강도에 차이가 있다“며, ”지자체 중에서도 잘하는 곳이 있고 못 하는 곳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대응을 잘한 곳은 상을 줄 생각“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한마디로 이번 집중호우에 대응을 잘한 지역을 가려 그에 맞는 포상, ‘당근’ 카드를 내놨다. 따라서 대통령실은 지자체의 우수사례 선별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이번 집중호우 우수사례에 세종시가 꼭 ‘포상’대열에 포함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민호 시장이 진두지휘한 세종시의 총력 대응 일련의 과장을 살펴본다.

우선 대통령실이 밝힌 우수사례와 책망한 지자체를 들자. 전북 군산은 60년 만에 최고 강수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집중호우 대비 활동으로 인명피해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호우 피해 현장을 찾은 최민호 세종시장이 큰 피해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정식 사진작가
▲지난 14일 호우 피해 현장을 찾은 최민호 세종시장이 큰 피해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정식 사진작가

반면, 사망자가 총 14명 발생한 충북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부실 대응 정황이 발견되면서 ‘책망’의 대상이다.

세종시는 어떻게 대응했나. 유례없는 ‘물폭탄’을 쏟아부은 지난 15일, 궁평지하차도 사고 당일 오전 10시 1분. 세종시는 ‘차량통행이 불가하니 우회바랍니다’는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또 세종시 ‘가람동 고속도로 송원교 하부도로 차량 침수로 진입 불가능’ 등의 안전 문자를 동시에 보냈다. 발 빠른 이 재난문자는 TV조선 등 중앙매체 보도에서 생생하게 다뤘다

오송 궁평지하차도 관할인 청주시와 충북도는 1시간 뒤에야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세종시가 관할 구역이 아닌 충복도 오송 궁평지하차도의 위험 상황을 알린 사례만 봐도, 선제 대응 총력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 13일 오전 10부터 사고 당일인 15일 오전 7시까지 평균 328.46㎜의 비가 내렸다. 15일 하루에만 283mm의 기록적인 ‘물 폭탄’이 쏟아졌다.

이날 새벽 폭우현장을 들러보던 최민호 시장은 부시장에게 보고를 받고 즉시 상황실로 이동했다. 이때가 새벽 5시 30분경, 전날인 14일에는 밤 10시 넘도록 상황실에서 보고를 받았다.

긴급 상황을 감지한 최 시장은 즉시 전직원 비상소집을 지시했다. 그다음 조치는 기존의 호우 매뉴얼에서 한 단계 뛰어넘은 ‘세종형(形) 매뉴얼이다. 직원들을 시청 출근이 아닌 재해현장으로 배치했다. 전직원 비상소집을 발동한 후 현장배치라는 조치를 내란 것이다.

▲지난 15일 이른 새벽 현장을 찾은 최민호 시장은 이날 시청으로 이동 전직원 비상소집, 현장근무애 돌입했다. ⓒ서중권
▲지난 15일 이른 새벽 현장을 찾은 최민호 시장은 이날 시청으로 이동 전직원 비상소집, 현장근무애 돌입했다. ⓒ서중권
▲호우 속 현장에서 직원들과 점검하며 대책을 마련하는 최 시장. ⓒ서중권
▲호우 속 현장에서 직원들과 점검하며 대책을 마련하는 최 시장. ⓒ서중권

최 시장은 현장과 상황실을 오가며 상황파악과 재해 예방 대응을 진두지휘, 직원들은 92%가 참여해 일사불란한 행동으로 적극 대처했다. 이날 오전 11시를 넘기면서 빗줄기가 더욱 강해지고 가시거리는 100여m로 줄어드는 등 하루만 300여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세종시는 이날 오전 10시 1분에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차량 우회’를 알리는 재난문자를 발송한 것이 확인됐다.

세종지역은 지난 13일부터 평균 560mm 집중호우가 내렸다. 하지만 최소한의 피해로 위기를 벗어난 세종시는 최 시장을 중심으로 92%의 직원들이 참여한 땀과 노력이라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최 시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지난 17일 ‘월요이야기’의 진솔함은 일련의 실상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 내용 중에는 ”육아와 가사 등 개인 일정을 미루고 밤낮, 주말을 가리지 않고 시민의 행복을 위해 봉직하는 직원들이 우리 세종시의 미래라는 생각이 듭니다“고 밝혔다.

▲최민호 시장은 19일 오전 9시 시 상황실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정식 사진작가
▲최민호 시장은 19일 오전 9시 시 상황실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정식 사진작가

그러면서 ”직원 여러분, 강도 높은 지시에 힘들었나요? 우리 직원의 행복이 곧 시민의 행복이란 걸 어찌 모르겠습니까만, 언제 그칠지 모르고 쏟아지는 호우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지금, 직원들이 이 어려움을 감내하고 이겨낸다면 시민들의 행복은 열 배, 스무 배 늘어날 것입니다“고 격려했다.

세종시 직원들이 집중호우에 일사불란한 대처에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세종지역은 호우 피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1명의 사망자와 큰 피해를 냈지만, 눈코 뜰 새 없이 호우 재난현장을 지켜낸 공무원들의 노력과 헌신을 39만 시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이번 대통령실이 집중호우 대응에 성과를 낸 지자체를 찾아 격려하는 대상에 당연히 세종시가 선정돼야 한다. 이것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범정부 협업 체계를 확고히 하는 장치로 삼으려는 취지와 맥을 같이한다는 생각이다.

대통령실이 검토하는 선제적 총력 대응 잘한 지역 ‘포상’ 대열에 세종시가 꼭 포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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