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관에서 온 가족이 다 함께 레벨 업!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1981년 닌텐도는 영화 ‘킹콩’(1933)을 모티브로 아케이드 게임 ‘동키콩’을 출시한다. 게임 ‘동키콩’ 속에서 이름 없는 영웅 캐릭터는 ‘동키콩 주니어’와 ‘마리오 브라더스’를 통해 마리오라는 이름과 배관공 캐릭터 정체성을 부여받는다. 

1985년, 이상한 버섯왕국에 떨어진 이 콧수염 난 배관공 아저씨는 달리고 점프하며 공주를 구하는 첫 여정에 오른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탄생한 순간이다. 전 세계 아이들은 게임패드를 쥐고 마리오와 함께 유년기의 가장 달콤하고 행복한 순간을 보낸다. 그렇게 4,000만개 이상의 게임 팩이 팔렸다. 이 게임은 시대에 따라 그때마다 새롭게 진화했고 시리즈를 반복하며 수많은 이들의 인생 한 부분이 돼줬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영화관에서 본다는 것은 인생의 한 부분인 마리오를 다시 만나기 위한 시간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게임을 선물해준 부모님 앞에서 뛸 듯 기뻐했던 그 시절 자신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이 되어 줄지도 모른다.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작부터 강력한 감성 공격이다. 일루미네이션 오프닝 마스코트인 미니언 존재감이 8비트 그래픽과 사운드에 밀려버린다. 천하무적 귀여운 미니언이라 설마 했지만, 1대1로 붙여놓고 보니 그렇다. 그만큼 슈퍼 마리오 IP는 근본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스크린에 등장하지 못한 것은 1993년에 제작된 실사영화의 실패가 큰 이유였지만, ‘소닉 더 헤지혹’ 영화가 나온 마당에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다시 제작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아기자기한 동화적 세계관 속 최강 빌런 쿠파(잭 블랙)의 첫 등장은 웅장하고 공포스럽다. 그리고 귀엽다. 지고지순한 열망을 참 못되게 펼쳐 보이는 걸 보면 태생적 악당이 맞다.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악당이라는 정체성은 살아있다. 엘튼 존과 쿠파 사이에서 캐릭터를 주무르는 잭 블랙의 연기가 빛난다. 영화에서는 북미판 기준으로 ‘국밥’ 쿠파가 아닌 바우저라 불리지만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전체를 놓고 보면 신나는 원코인 게임 플레이를 관전하는 느낌이 든다. 욕설 한마디 없는 대사와 무해하고 아름다운 그래픽 앞에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간다. 남녀노소 전 연령 온 가족 영화로 이만한 작품이 없다. 

왕도물 클리셰에 약간의 변화만 준 서사는 매우 단순하다. 사실 가벼운 스토리는 슈퍼 마리오 월드의 정체성 중 하나다. 이번에 마리오가 쿠파에게서 구해낼 사람은 피치 공주(안야 테일러 조이)가 아닌 그의 동생 루이지(찰리 데이). 피치 공주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액션 마스터이자 모험 파트너로 등장한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마리오는 애초에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뉴욕에 살던 평범한 배관공이다. 이 노력형 캐릭터는 피치 공주의 도움을 받아 사랑하는 동생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혹독한 수련의 시간을 보낸다. 이 부분에서 밤새 연습하며 공략 포인트를 외우던 게임 팬이라면 마리오와 일심동체가 되어 달리고 점프하고 날아다니던 손맛을 추억해 볼 수 있다,

마침내 ‘마리오’는 ‘슈퍼 마리오’로 레벨 업하는 방법을 익힌다. 여기서 마리오가 버섯을 대하는 설정은 웃음 포인트. 이후 전개되는 정글왕국 동키콩(세스 로건)과의 대결 미션이나 마리오 카트 신 같은 경우는 스크린X, 4DX 같은 특수관에서 경험해보기 알맞은 액션을 갖추고 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일루미네이션이 진심으로 CG 애니메이션 품질에 공을 들인 작품이다. 제작진은 패미컴, 슈퍼 패미컴, 닌텐도64, 게임큐브, 위, 스위치 등에서 발매됐던 모든 게임 시리즈와의 감성적 일체감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동시에 그 안에 담긴 디자인 철학을 완벽하게 스크린에 옮겨놨다. 그 결과물은 슈퍼 마리오 월드 그 자체. 게임을 한 번이라도 플레이 해봤던 관객이라면 추억 소환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정직하게 연출된 스펙터클 액션과 멋진 조합을 이루는 OST의 만족감도 크다. 킬빌 테마 ‘Battle Without Honor Or Humanity’를 시작으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Mr. Blue Sky’를 비롯해 ‘Take On Me’, ‘Holding Out for a Hero’ 등 추억의 올드팝이 완벽하게 녹아들어 작동한다. 아울러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게임 OST는 이제 명곡 반열에 오른 곡들이라 듣는 재미가 상당하다.

여기에 17일 방한한 크리스 프랫을 비롯해 잭 블랙, 안야 테일러 조이, 키건 마이클 키, 세스 로건, 찰리 데이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찰진 목소리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

주말 온 가족이 영화관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무공해 가족 영화로 추천할 만하다. 쿠키영상은 2개이며, 후속작을 기대하게 하는 아주 짧은 쿠키 영상은 엔드 크래딧 이후 나온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쳐스

제목 :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The Super Mario Bros. Movie)

감독 : 아론 호바스, 마이클 젤레닉

목소리 출연 : 크리스 프랫, 안야 테일러 조이, 잭 블랙, 찰리 데이 외

수입/배급 : 유니버설 픽쳐스

국내 개봉 : 2023년 4월 26일

스크린 리뷰 평점: 7.5/10

장점: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단점: 스토리가 조금은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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