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배 경제부시장이 지난 23일 출자 출연 조례안 관련 긴급브리핑에서 상병헌 의장의 1억 '딜'이 있었다는 발언으로 충격을 주었다. ⓒ서중권 기자
▲이준배 경제부시장이 지난 23일 출자 출연 조례안 관련 긴급브리핑에서 상병헌 의장의 1억 '딜'이 있었다는 발언으로 충격을 주었다. ⓒ서중권 기자

성추행 상병헌 징계안은 ‘부결’…욕설 김학서는 ‘가결’

개정 조례안 ‘딜’ 빌미…“상 의장, 재량비 1억 요구” 폭로

최민호 시장, 입원 치료중…“뒷거래 요구에 큰 충격”

세종시의회 위상(位象)이 말이 아니다. 추태로 얼룩진 ‘민의의 전당’ 더는 바라만 볼 수 없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시민들이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곳, 세종시 의회다.

‘세종시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을 둘러싼 일련의 행태가 추태의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여론은 “의회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추태가 다 드러난 행태”라는 질타다.

지난 23일 열린 시의회 제81회 임시회 폐회와 집행부의 ‘출자·출연기관 일부개정조례안 미공포 결정’과 관련한 긴급브리핑.

이날 의회는 김학서 부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은 통과시켰다. 김 부의장은 본회의장에서 욕설 파문을 일으킨 것 등의 책임을 물어서다.

문제는 다음이다. 상병헌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은 부결됐다. 이 진행은 박란희 제1부의장 사회로 '회기변경의 건'을 상정해 찬성 6, 반대 11표다. 수개월을 끌어온 상 의장의 불신임안은 이렇게 부결됐다.

결국,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자당의 상병현 의장 ‘성추행’ 징계안을 부결시킨 반면, 힘에 밀린 국민의힘 김학서 부의장은 ‘욕설’로 징계했다. 더구나 상 의장은 김 부의장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고 징계 처리안으로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성추행이 욕설보다 가볍냐”는 비아냥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앞서 오후 3시 시 브리핑룸에서는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고기동 행정부시장과 이준배 경제부시장 등 양 부시장이 번갈아 기자 질의에 답변했다.

고 부시장은 최민호 시장의 의회 불출석과 관련해 “최 시장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 진료 중이어서 임시회 폐회에 참석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시장의 폭로성 발언은 충격적이다.

이 부시장은 최 시장이 미국 출장에서 귀국한 뒤 문제의 출자 출연기관의 해결방안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의회의 거부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무산된 이유 중 하나가 ‘딜’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 부시장은 “상병헌 의장이 조례 통과나 여러 사안을 받아주는 대신 의원들의 재량사업비를 달라는 상병헌 의장의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님은 이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으셔서 지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폭로성 발언을 이어갔다. ‘일부개정조정안’의 협상 카드가 1억 원의 뒷거래로 알려지면서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필자는 이와 관련해 최 시장의 협상으로 나선 김광운 원내대표(국민의힘)와 통화했다. 김 의원은 23일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 오후 3시 40분 상병헌 의장과 배석한 더불어민주당 여미전, 김용현 의원 등 모두 4명이 의장실에 모였다. 상 의장의 말을 시작으로 “이제 충남도도 뭐 3억 원(재량사업비)을 준다”로 이어졌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여미전 의원이 “시장이 뭘 주셔야지 이런 것도 하죠”라고 하자 상 의장이 “그것도 맞는 소리네, 요번 추경에 1억 세워달라”고 맞받았다. 이에 김 의원은 “알아듣겠다. 그러면 시장님한테 전달하겠다”며 의장실을 나왔다고 설명했다.

필자는 이날 상 의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와 메시지를 보냈으나 연락은 없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최 시장은 ‘충격’을 받고 이날 병가를 내고 모 병원에 입원했다. 최 시장은 “정쟁의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되며 당면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결국, 시는 ‘출자·출연기관 일부개정조례안’과 관련 미공포로 가닥을 잡아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세종시 의회의 ‘회칠한 무덤’ 같은 추한 행태에 과연 세종시민들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초점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은 “세종시의회의 명예와 권위는 실추되었다”면서 “그러나 뻔뻔하게도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김 부의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앞서 국민의힘 세종시당은 성 의장의 성추행 부결과 관련“세종시의회 민주당의원들이 시의회와 세종시민들의 얼굴에 먹칠했다"며 "오늘은 세종시의회의 명예가 실추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양 당이 “뻔뻔하다” 손가락질하기는 마찬가지다. 잘못은 시의회 선량(選良)들을 잘못 뽑은 시민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뻔뻔’한 이들의 결말이 어떠한지를 보여줄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충청 서중권 총괄본부장
▲충청 서중권 총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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