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카도 최첨단 솔루션 'OSP' 도입…2025년 'CFC' 오픈
- 영국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협약 체결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롯데쇼핑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 진출한다.
그로서리는 신선식품을 포함한 식품 전체 시장을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그로서리 제품군은 오프라인에 비해 온라인이 상대적으로 비활성돼 있다. 신선식품의 경우 의류, 화장품, 디지털 가전 등과는 다르게 신선도 등의 이유로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구매의 편의성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늘면서 식품의 경우도 온라인몰을 이용해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배송망 구축과 온라인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전환 및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 추세다.
롯데쇼핑도 이같은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읽고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한단계 높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는 각오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11월 1일 영국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손잡고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비즈니스 협약을 맺었다.
오카도는 지난 2000년 골드만삭스 출신 3인이 설립해 2010년에는 런던 증권거래소에도 상장한 기업이다. 영국에서 매장이 없는 온라인 슈퍼마켓으로 시작했고 창립 20년만 연간 4조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카도의 핵심 서비스는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Ocado Smart Platform)이다.
OSP는 자동화 물류센터(CFC: Customer Fulfillment Center), 자체 개발 로봇,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유통업체들이 신속하고 정확한 배송을 가장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이다.
현재 미국의 크로거, 캐나다의 소베이, 호주의 콜스 등 대형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고 해당 솔루션을 도입했다.

오카도가 영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슈퍼마켓은 정시 배송 및 장바구니 정확도가 97% 이상이며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고 OSP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캐나다 소베이의 경우 역시 정시 배송 및 장바구니 정확도가 98%다.
이번 오카도와의 체결식에는 오카도 그룹 관계자뿐 아니라 롯데쇼핑 대표이자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인 김상현 부회장을 비롯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참석해 이번 사업에 롯데그룹이 거는 기대를 보여주고 있다.
롯데쇼핑은 이번 오카도와의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OSP를 도입하고 상품 변질, 품절, 상품 누락, 오배송, 지연배송 등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해오던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함과 동시에 빅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맞춤형 온라인 쇼핑 환경을 구축해나겠다는 방침이다.
또, 롯데쇼핑은 2025년 첫번째 CFC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6개의 CFC를 오픈하겠다는 계획이다. CFC 당 매일 1시간 간격으로 33번의 배차가 이뤄짐에 따라 고객들은 원하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지정하고 지연없이 주문 물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롯데 유통군 관계자는 "시간 슬롯이 촘촘히 구성 돼있어 고객이 받고 싶은 시간을 선택하면 그 시간에 최대한 가깝게 배송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며 "특별한 지연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적재 가능한 상품 종류가 기존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고객들은 기존보다 한층 다양한 상품들을 한번에 주문 가능해진다.
롯데쇼핑은 향후 2032년에는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7월 롯데 유통군은 '고객의 첫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새 비전을 수립하고 기존의 유통 채널별 포트폴리오 관리에서 벗어나 고객 관점에서 라이프스타일과 그로서리라는 큰 주제 아래 연관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창출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롯데쇼핑은 이같은 계획을 실현하고자 오카도의 OSP 도입 및 운영을 위해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한다.
롯데쇼핑은 CFC 부지 및 건축 비용, OSP 이용 수수료 등을 지불하게 된다. 오카도는 CFC 내 자동화 풀필먼트를 위한 로봇, 그리드 등의 하드웨어와 운영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유지 보수도 지속적으로 담당하게 된다. 아울러 밀집된 도시 지역에서 배송이 이뤄져야 하는 한국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의 특성에 맞춰 추가 기술 개발을 통해 OSP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롯데 유통군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롯데쇼핑의 마트, 슈퍼 사업뿐 아니라 이번 오카도와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